입원한지 벌써 6일이 되었습니다. 병원 생활을 해 보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그야말로 감옥 생활과 같은 일상입니다. 그래도 PC와 스마트폰으로 병원 밖의 지인들과 소통을 할 수 있어서 위안이 됩니다.

어제(19일)는 시술을 받았습니다. 척추의 아랫부분(요추)이 오른쪽 다리로 통하는 신경을 눌러 고통이 수반된다고 합니다. 압박하는 요추를 약물로 위축시켜 신경을 넓혀 주는 치료였습니다.

시술 후 허리 아픔은 사라졌습니다만 다리 아랫부분(종아리) 통증이 계속되어 염려가 됩니다. 담당 의사는 입원 일정을 연장해 계속 치료를 하자고 합니다. 하지만 그럴 처지가 못 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제가 한가한 사람이 아니고 병원 치료비 등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일단 내일(21일) 퇴원을 하겠다고 말씀드렸고 의사 선생님도 승낙을 하셨습니다. 제 상황을 읽고 내린 결단입니다.

다리 통증을 완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퇴원하게 되어 서로 마음이 가볍지가 않습니다. 대신 보름치 약을 조제해 줄 테니 약을 다 복용하고 병원에 오라고 했습니다. 그 사이 진전 상황을 정확히 체크하라는 말도 잊지 않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격려의 글을 주셨습니다. 또 전화를 주신 분들도 있습니다.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바쁜 와중에도 직접 오셔서 기도해 주신 목사님 사모님들은 저의 삶에 큰 힘이 되는 분들입니다.

'병은 알려야 낫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나 알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저희 교회가 소속되어 있는 지방회 목사님들 중 아픈 분들이 속출하고 있어서 그 대열에 합류하는 것이 저어되었습니다. 여러 사람에게 심려를 끼쳐 드리는 것 같았습니다.

저의 입원 소회와 아내의 역할에 대해 개인 밴드에 글을 썼습니다. 저는 시간이 날 때마다 제 개인 블로그에 글을 올립니다. 그 중 지인들과 공유하고 싶은 것들을 SNS에 링크하기도 합니다.

가족에 대한 고마움이 가득 담긴 글이어서 저희 5인 가족 카톡방에 올렸습니다. 아내가 그것을 몇 개 카카오톡 단체방과 밴드에 올린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된 마당에 저의 근황에 대해 궁금해 하는 분들에게 알려 중보기도를 당부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되어 페이스북에 올리게 된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댓글로 격려해 주셨고 또 '좋아요', '슬퍼요' 등의 버튼을 눌러 공감과 위로의 마음을 주셨습니다. 그러나 일일이 답장 댓글을 달지 못했습니다. 다만 시술 전 저의 심경을 말씀드리는 것으로 대신했습니다.

병실의 분위기도 좋습니다. 마치 가족이 모인 것처럼 보일 만큼 사랑이 넘침니다. 콩 하나도 나눠 먹는다는 속담이 이곳 병실에서는 실제 상황입니다. 19일 제 시술을 마친 날 밤엔 거창한 파티가 열렸습니다. 잘 마친 시술과 이튿날 퇴원하는 분들과 헤어짐을 아쉬워하는 송별 파티입니다.

서울에서 사는 조카와 자녀들이 카톡으로 선물을 보내온 것이 파티의 먹거리가 되었습니다. 양념닭과 튀김닭을 반반씩 넣은 선물용 치킨입니다. 아이들의 효성이 돋보입니다. 퇴원하는 분들은 이런 병상 파티는 처음이라며 감격했습니다.

병원생활을 하는 동안 삶의 소중함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요즘 동기 부모상(父母喪)뿐만 아니라 본인상(本人喪)에 대한 부음을 종종 듣게 됩니다. 지난 65년의 세월을 얼마나 잘 살아왔는가? 여생은 주님의 발자취를 생각하며 보다 선하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합니다.

위로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고 격려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저도 한 분 한 분을 마음에서 꺼내서 기도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겸손한 마음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내내 건강하시기 바랍니다(발행인 이명재).

이명재  lmj22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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