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새는 자신의 새끼가 깃들어 있는 둥지에 누군가 접근할 경우 이런 행동을 합니다. 갑자기 어미새가 날아 와 땅으로 떨어지면서 죽은 듯 눕는 것입니다. 사체(?)를 집어들려 하면 어미새는 멀지 않은 만큼 포르르 날아가 다시 죽은 척 눕습니다. 그런 일이 반복돼 침입자와 새끼들 간의 거리가 충분히 떨어지면 어미새는 안심하고 멀리 날아가 버립니다.'

'부전나비가 알을 낳고 나면 자신의 몸에 붙어 있는 비늘을 모두 털어내 알을 덮어줍니다. 보온을 해주는 것입니다.'

지난 3일 숲해설가 교육 시간에 들은 이야기입니다. 심재헌 교수(경북환경연수원)가 전해 준 자연 생태 이야기는 무궁무진했습니다. 세상에 있는 모든 파리가 한꺼번에 죽을 경우 지구 전체의 지면을 40겹이나 덮을 수 있다... 그만큼 파리는 생태계의 가장 큰 먹거리로서 역할한다..등등.

숲해설 교육을 받은 지 2주째가 되었습니다. 매주 두 차례씩 하루에 6시간 반 동안 진행되는 교육은 총 32회에 걸쳐 9월말까지 계속될 예정입니다. 식물의 이해와 산림토양학, 곤충과 야생동물의 이해, 숲해설 기법 등 다양한 콘텐츠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즐겁습니다. 학창시절로 돌아간 느낌입니다.

제 즐거움이 한층 더 큰 것은 기대 밖으로 교육의 기회를 얻었다는 데 있습니다. 이 교육의 신청 접수는 지난 3월에 있었습니다. 인터넷 접수 10분 만에 마감되었다고 합니다.  

당시 저는 외국인 신분이고 재외동포 거소증이 없어서 신청 자체를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코로나 19 때문에 교육이 계속 미뤄졌고 접수자 중 일부가 수강을 포기해 저에게까지 기회가 오게 된 것입니다. 

강의 첫 날 심학보 경북 환경연수원장이 한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물이 돌을 둥글게 합니다.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바탕으로 우리의 잠자고 있는 감수성을  깨운다면 사람들의 마음도 둥글게 될 것입니다. 인간사의  갈등과 문제가 해결됩니다. 숲을 닮은 해설가가 되십시오. 지식을 쌓는 것 못지않게 마음의 밭을 일구는 일(心耕)에도 많은 노력을 하기 바랍니다."

경북환경연수원은 한국의 대표적 명산인 금오산 자락에 있습니다. 몇 달 후 저는 이곳의 단풍을 바라보게 되겠지요? 22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 온 자의 가슴 벅참으로 말입니다.

숲 해설가 교육도 그 무렵이면 마치게 될 것입니다. 그때 내 내면의 모습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자못 궁금해지는 6월의 네 번째 날입니다.

이창재  gcilbonews@daum.net

이창재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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