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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글쓰기(43) - 글의 격(格)을 떨어뜨리는 것들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철학박사)
이명재 | 승인 2019.11.11 21:11

글에도 격(格)이 있다. 이름하여 문격(文格)이다. 전체적인 구성의 면은 차치하고 두드러져 눈에 거슬리는 것 몇 개만 언급하기로 하자. 이건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라 내 개인의 생각이라는 것을 먼저 밝혀 두어야 할 것 같다.

첫째,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비속어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소설이나 수필 등의 문학 장르에서 사실성을 강조하기 위해 욕설 등 비속어를 쓰는 경우는 가끔 있다. 이럴 때를 제외하곤 가능한 한 비속어를 쓰지 말아야 한다.

비속어는 상대를 얕잡아 보거나 경멸할 때 주로 쓴다. 예를 몇 개 들면, 꼼시(상대의 수법이 악랄하고 교묘하다는 뜻), 구라(거짓말), 존나(매우), 공갈(거짓말), 티껍다(매우 추하고 아니꼽다), 뻘쭘하다(민망하다, 어색하다)…. 은어도 대화가 아닌 글에서는 사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

둘째, 일본어에서 비롯된 단어 사용을 피해야 한다. 일제 지배 36년은 우리의 언어생활을 멍들게 했다. 1937년 중일 전쟁 이후에 접어들면서 일본어를 국어, 조선어를 한자와 함께 제2외국어 취급을 했다. 우리말과 글을 외국어로 하나로 배우게 된 것이다.

일제의 문화유산이 우리글에 잔존하는 양은 생각보다 많다. 문제는 그런 단어를 아무 생각 없이 쓰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이름 있는 석학이 쓴 글일지라도 일본어 잔재가 들어가 있는 것은 품위가 없어 보인다. 읽기를 주저하게 된다.

우리가 무심코 쓰는 일본어 잔재엔 이런 것들이  있다. 곤색(감색), 시말서(경위서), 잉꼬부부(원앙부부), 간식(새참), 다대기(다진 양념), 만땅(가득), 닭도리탕(닭볶음탕), 야키만두(군만두), 애매하다(모호하다), 와리자시(나무젓가락), 단도리(준비, 채비), 요지(이쑤시개)….

셋째, 무분별한 인터넷 용어를 들 수 있다. 약어 은어 속어 등으로 둔갑해 사용되고 있는 이런 용어는 우리의 언어를 멍들게 한다.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인터넷 SNS 상에서 사용되는 용어가 시나브로 일반적인 글에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들 용어는 나이든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이 많다. 다음 드는 것들이 무슨 뜻인지 한 번 체크해 보기 바란다. 넘사벽, 냉무, 병맛, 므훗, 버닝…. 편리함과 신속함을 위해 쓰이는 인터넷 용어들이 일반적인 글에 사용될 때 글의 격을 현저하게 떨어뜨린다.

이명재 목사(본 신문 발행인, Ph. D)

사용하는 언어가 점점 과격해져 간다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좋은 우리말을 두고 말을 비틀어 사용하는 세태는 바로 잡혀야 한다. 아름다운 우리말도 다 쓰지 못하고 저 세상으로 가게 될 텐데, 굳이 천박한 말을 써야 하겠는가. 말과 글에서 인격이 드러나는 법이다.

이명재  lmj22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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