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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학교, '명사 초청 통일 대담' 참석기이만열 교수의 강의 '항일독립운동과 해방에서 평화와 통일로'
이명재 | 승인 2019.10.11 11:53

고 장준하 선생은 '모든 통일은 선(善)'이라고 했다. 서슬 퍼런 유신 독재정권 때다. 권력에 빌붙어 살아가는 사람들이 비아냥댔다. 적화 통일도 선이겠네?

장 선생의 의도는 분명했다. 남북통일의 당위성을 말한 것이다. 통일은 우리 민족의 지상과제이다. 이 명제가 점점 빛을 발해 가는 듯해 안타깝다. '현재가 좋사오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런 사고(思考)를 깨트리려는 시도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원광대학교에서 진행되고 있는 '명사초청 통일대담'도 그런 시도 중 하나이다.

원광대 정외과 이재봉 교수가 통일부 지원을 받아 개설한 강좌이다. 대학교 학생들에게는 3학점짜리 수강 과목이 되고, 교직원들과 일반 시민들에게는 통일에 대한 교양과 지식을 축적하는 것이 된다.

지난 학기에 처음 시작한 이 강좌가 학생과 일반 시민들의 호응이 컸다고 한다. 매번 200 명이 넘는 수강생들에게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한다. 

초청 강사들의 저명성도 한몫하지 않았나 싶다. 쉽게 모실 수 있는 분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강좌의 호스트에 해당하는 이재봉 교수, 원광대 총장 박맹수 교수, 전 사회부총리 한완상 교수, 오늘 강의를 맡은 이만열 교수, 한국현대사의 거장 한홍구 교수, 평화경제연구소 정창현 소장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사람들이다.

두 번째 학기가 되는 이번 강좌에도 기대 이상으로 수강생들이 모였다. 오늘(10월 10일) 강의는 이만열 교수였다. 숙명여대 명예교수로 지금은 상지대 이사장을 맡고 있다.

균형 잡힌 시각으로 시대를 읽으면서 한국사를 연구해 온 학자이다. 이 교수는 노무현 정부 때 국사편찬위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 때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반대 의견을 강하게 주장하며 그 부당성을 설파했다.

오늘 이 교수가 한 강의 주제는 '항일독립운동과 해방에서 평화와 통일로'였다. 이재봉 교수가 묻고 이만열 교수가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이재봉 교수는 오늘은 역사학자가 아니라 신학자 또는 신앙인으로서 강의와 답변을 해 달라고 특별 부탁을 했다. 이만열 교수는 기독교가 7,80년대까지 부흥기를 구가해 왔는데, 지금은 사회의 암덩어리가 되고 말았다며 탄식했다.

전광훈 장경동 목사 등이 보수 집회에 나가서 막말을 쏟아내는 것은 교계에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전도를 막는 행위이다. 교계 침체의 원인이 저런 목회자들에게 기인하는 바가 적지 않다. 화해자가 아니라 갈등과 분쟁의 선봉에 서 있다.

이만열 교수는 독립운동에 대해서 자세하게 개관했다. 팔순을 넘긴 연치임에도 연대와 사람 등을 정확하게 기억했다. 1948년 8월 15일이 정부 수립일인가 또는 건국절인가에 대해서도 건국절이 아니라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받은 정부수립일로 보아야 한다고 했다.

3.1운동에 대한 명칭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운동'보다도 '혁명'이란 명칭에 무게를 두는 것 같았다. 그러나 나는 다른 입장에 서 있다. 즉 3.1운동은 혁명보다는 '운동'으로 표현하는 게 옳다고 본다. 지금까지 역사학의 일반적 생각이다.

프랑스 대혁명 또는 미국의 독립혁명은 대대적인 운동이 성공으로 마무리되었다. 1960년에 일어났던 4.19도 정치체제를 바꾸었으니 '혁명'이란 명칭을 사용해도 무방하다. 그러나 3.1운동은 결코 성공했다고 보긴 어렵다.

요즘 일본의 경제도발로 한국과 일본이 껄끄러운 관계에 있다. 일부 국민들은 '독립운동은 못했지만 일제 불매운동은 한다!'며 민족애를 다지고 있다. 이만열 교수는 이 점을 짚은 뒤 우리나라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우리와 북한은 역사 인식에 있어서 차이가 있다고 했다. 우리는 일제시대 독립운동에 대해 비중 있게 다룬다. 그러나 북한은 김일성의 항일투쟁 중심의 역사 서술로 보천보 전투 등 몇 곳만 강조하고 나머지는 사상(斜象)해 버린다.

수강생들의 질문을 받기 전, 이재봉 교수는 김천에서 귀한 손님이 오셨다며 내게 인사하는 시간을 주었다. 좋은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 큰 복이라는 것과 이만열 교수님의 강의에서 역사란 무엇이어야 하는가를 배웠다고 인사했다.

이재봉 교수님으로부터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반대해야만 하는 이론적 틀을 제공 받았다는 점을 말했다. 이 교수에게서 사드 이야기를 듣고 경각심을 갖게 된 데 대한 고마움의 표현이었다. 몇 사람의 질문에 답한 뒤 2시간 반의 강의가 막을 내렸다.

강의가 끝난 뒤 강의실 입구에서 산 책에 대해 저자 사인을 받는 시간을 가졌다. 이만열 교수의 『역사, 중심은 나다』(도서출판 나녹, 2019년 1월 출판)과 '명사 초청 대담' 1학기 강연을 모은 책 『평화의 길, 통일의 꿈』(통일교육원, 2019년 9월 출판) 두 권의 책이다.

호스트 이재봉 교수는 이만열 교수님, 정혜정 박사 그리고 대구에서 온 윤정식 씨 등과 함께 인근 음식점으로 자리를 옮겨 저녁식사를 했다. 손양원기념사업회 이야기, 내 박사 논문 이야기(논문을 책으로 출판할 때 이 교수님이 추천사를 써 주기로 되어 있었음) 등의 내용을 주고 받았다.

기차 시간이 촉박해 바삐 식사를 한 뒤 익산역까지 이 교수님을 모셔다 드렸다. 퇴근 시간에 걸려 길이 많이 밀렸다. 기차 출발 8분을 남겨 두고 역에 내려드렸는데, 차를 놓치지는 않았는지…. 김천에 도착하자마자 이 교수님께 전화를 드렸다.

"이 목사님 덕분에 집에 잘 도착했어요. 포도도 맛있게 먹었구요. 고맙습니다.“

가깝지 않은 거리, 그러나 다녀온 뒤의 기분은 날아갈 듯 홀가분하다. 통일에의 관심을 제고하는 좋은 기회였다. 우리 김천에서도 남북의 평화적 통일에 대해 배움의 장을 펼칠 기대를 안고 돌아왔다(이명재 발행인 記).

이명재  lmj22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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