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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놈일기(55) - 공장장이 되다
정윤영 | 승인 2019.05.13 13:14

고무줄 공장에 
주문이 밀려든다. 
기계도 늘어나고 내 또래 여자아이가 새로 들어왔다. 
처음 본 그 애 얼굴 난 깜짝 놀랐다. 
어쩜 그리 영숙이랑 닮았을까. 
커다란 눈, 오똑한 코며... .

늘상 가슴 속에 그리움이 쌓였는데 
이 애로 인해 더욱 생각이 나고 또한 무척 반갑다. 
이때부터 여자애는 낮에만 일하고 
난 밤일을 했다. 
12시간씩 맞교대로 하니 낮에 잠을 좀 자곤 
강의록을 계속 들고 공부를 했다. 

한 해가 지나자 커다란 창고를 새로 사서 옮기고 
기계도 늘고 직공도 열 명으로 늘어났다. 
나의 직함도 공장장이란 거창한 명칭이 붙었다. 
친구들은 고등학교에 입학했는데 
나는 조그만 고무줄공장의 공장장이 됐다. 

나 외에 머스마들도 둘이 있고 
나이도 나보다 한두 살이 더 많지만 
기계를 다루는 것과 모든 일처리가 나를 따라 오질 못하니 
내가 공장장이 되었다. 

모든 기계 수리며, 
샘플대로 생산되게 맞춰도 주고 
주야 맞교대로 일을 하면서도 작든 크든 일만 있음 
자다가도 일어나 달려가야 한다. 

직함만큼이나 더욱더 고달파졌다. 
다행인 건 다른 애들보다 두 곱의 월급이다. 
둘째, 넷째 주일날은 쉬는 날도 되고 
이젠 공장답게 모습이 갖춰져 간다. 

어느 날, 
영숙이를 닮은 애가 사고가 났다. 
치마를 입고 일을 하다 샤우드에 말려 들어가 
다리를 조금 다쳤다. 
병원에 다녀온 후, 집에 데려다 주러 갔다가 
야간고등학교를 다닌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라는 큰 충격을 받았다. 

밤일을 시키면 그만둔다며 
언제나 낮에만 일하려 해 얄밉기도 했었는데... .
아, 참 부끄러웠다. 

이때부터는 더욱 열심으로 
책을 손에 들었다.

* 여기 연재하는 이 글은 제 친구의 아주 오래 된 옛날 일기입니다. 1954년생, 진짜 촌놈이 경험한 1960년대 무렵의 아름답고 슬픈 이야기인데, 책을 출판하기에 앞서 독자 여러분들에게 소개하는 것입니다. 제 글이 아닙니다(정윤영 주).

정윤영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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