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글쓰기(12) -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 그런데 사람은?

글은 훈련이다. 훈련은 많이 할수록 좋다. 당연한 이치다. 모든 게 그렇다. 운동선수들을 보라. 훈련의 양에 비례해서 결과가 나온다. 학생들의 공부도 그렇다. 훈련(시험 공부)을 많이 한 학생이 좋은 성적을 얻는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자주 써 보라. 운문도 좋고 산문도 상관없다. 시를 전문적으로 생산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산문의 행을 적당하게 바꿔주면 시가 된다. 그렇게 생각하고 시를 써 보라. 우선 시의 형식이라도 흉내 내 보는 것이 좋다.

산문도 마찬가지다. 붓 가는 대로 쓰면 수필이 된다. 주제를 하나 정해 생각을 정리하면 된다. 독자를 의식할 필요가 없으니 부담도 없다. 쓰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폐기 처분하면 된다. 도공이 마음에 들지 않는 도기를 깨뜨려 없애듯이... .

얼마나 쉬운가. 이 단계를 지나고 나면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긴다. 글을 쓰는데 있어서의 자신감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장을 하고 행사장을 당당하게 참석하듯 그 누구를 만나도 기죽지 않고 만날 수 있다. 이 때 시도해 볼 게 있다.

SNS에 자신의 글을 올리는 것이다. 자기 글을 공개하는 것이 된다. 더 좋기는 신문 잡지 등에 투고를 해보라. 채택되면 좋고 되지 않아도 그만이다. 이건 자기와 신문 잡지사만 알고 있는 거니까 부끄러울 것도 없다.

유명 작가들도 이런 과정을 거치고 작가 반열에 들어섰다. 작품을 써서 여러 출판사에서 거절을 수없이 당한 경험을 전해들은 적이 있다. 투고가 채택되지 않았다고 의기소침할 것 없다. 아무렴 괜찮다. 그것이 글쓰기의 한 과정이라면.

학생들은 문예 백일장 등에 열심히 참가하라. 훈련한 것을 평가 받을 좋은 기회이다. 글은 관심이고 훈련이라는 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런 속담이 있지 않나. ‘호랑이는 죽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 이름을 남긴다’는... .

이때 ‘이름’은 말로 남기는 게 아니라 글자로 남기는 것이다. 즉 글로 남기게 된다. 아무리 훌륭한 일을 한 사람도 글로 그의 이름을 남기지 않으면 멀지 않아 잊혀지고 만다. 이름의 생명력은 글자에 있다. 글을 통한 글자에.

정보화 시대다.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가 세계를 온통 지배하고 있다. 세계가 이웃인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만큼 빠르고 편리한 시대가 되었다. 걱정되는 것은 글쓰기의 효용가치가 급격하게 떨어졌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한다.

인쇄 문화의 저락(低落)으로 책 읽기도 함께 하향곡선을 긋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글쓰기도 시답잖은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이게 과연 바람직한 현상일까? 아니다. SNS에서의 주요 소통 도구도 글자이다.

이명재 목사(본 신문 발행인, Ph. D)

글쓰기의 가치는 전혀 줄어들지 않는다. 글 쓴 사람과 독자의 소통의 통로만 다를 뿐 효과적인 글로 감동을 주고 마음을 움직이는 건 똑 같다. 글을 쓰자. 나의 생각을 널리 전파하자. 그래서 이 사회를 보다 밝고 깨끗하게 만들자.

이명재 lmj228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