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마타리꽃을 아시는지요?

오늘도 똥재를 넘어갑니다. 
가을이 가까웠는지 하늘은 많이 높아졌네요. 

저만치 앞서 완행버스가  
고개마루를 올라갑니다. 
엔진에 무리가 갔는지 까만 연기를 내뿜으며 "그르렁" 거립니다
그래도 버스기사는 매일 다니는 길인지라 꼬부랑길을 잘도 돌아갑니다.

아직은 폭염이 맹위를 떨치는
지독한 성하(盛夏)입니다만
입추(立秋)가 며칠 남지 않았으니 살며시 차창을 활짝 열어 볼까요
헉...! 후끈한 바람이 들어옵니다. 
재빨리 창을 닫았습니다.

똥재를 넘는 길은 꼬불꼬불합니다. 
마치 뱀이 꼬리를 물고 가는 
모습 그대로.... 제 꼬리가 보일 듯 
말 듯한 그런 형상이라 할까요.
엑셀레이터를 누르고 있던 발에 힘이 빠질 때까지 한참을 올랐더니 똥재라는 이정표가 보입니다. 

자 그럼 
여기서 잠시 차를 세워 볼까요. 앞을 봤더니 멋진 산이 보입니다 유명한 가야산입니다. 
기기묘묘한 형상의 바위산인데 아주 편안하게 누워 있군요.

마타리꽃은 요렇게 생겼습니다.
황순원의 단편소설 "소나기"에도 
나오는 바로 그 꽃입니다

잠시 한 구절을 인용하겠습니다.

소녀가 산을 향해 달려갔다.
이번은 소년이 뒤따라 달리지 않았다. 그러고도 더 많은 꽃을 꺾었다. "이게 들국화, 이게 싸리꽃, 이게 도라지꽃..."
"도라지꽃이 이렇게 예쁜 줄은 몰랐네. 난 보랏빛이 좋아.!...
그런데 이 양산같이 생긴 
노란 꽃이 뭐지?" 

"마타리꽃"
소녀는 마타리꽃을 양산 받듯이 
해 보인다. 약간 상기된 얼굴에 살포시 보조개를 떠올리며.... 다시 소년은 꽃 한 옴큼을 꺾어 왔다.
싱싱한 꽃가지만 골라 소녀에게 건넨다. (이하 중략)

기억나시는지요? 
청소년 시절 우리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국어책에도 나오는... 단편소설...'소나기'입니다.

지금 똥재에는 마타리꽃이 지천으로 피었습니다.
꽃말도 참 예쁘답니다.
"미인" 
"잴 수 없는 사랑(무한한 사랑)"

그러고 보면
똥재는 야생화의 천국입니다.

이쯤에서 글을 줄여야겠습니다
다시 승용차의 시동을 겁니다.

문홍연  gcilbonews@daum.net

문홍연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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