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희(시사평론가)

사람은 죽어서야 비로소 제대로 평가되어지는 모양이다. 많은 일반 시민들이 줄을 서서 그의 빈소를 찾는다는 소식을 듣고 있으면, 사람들이 평소에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더라도, 결국 진심은 언젠가 제대로 평가되어지기 마련이라는 생각이 든다.  

죽음의 방식이야 장려할 만하지는 않지만, 자신의 죄를 넘어서는 형벌을 스스로 달게 받은 정치인이 스스로에게 부여한 책임감은 면책특권 뒤에 숨어서 오늘도 근근이 생계를 유지하는 생활형 정치인들이 본받아야 할 대목이 아닌가 싶다. 

노회찬을 두고 겉으로는 깨끗한 척하면서, 뒤로는 똑같이 뒷돈이나 챙기는 여느 정치인과 다를 바가 없다는, 진보정치인의 이중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다. 

반면, 노동운동에 투신해서 일평생 약자를 위해서 살아온 삶에 비추어, 그가 스스로의 일탈행위에 부여한 형벌은 그의 삶과 함께 오히려 일관되다는 평가도 있다. 

개들도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들을 직감적으로 안다고 한다. 그가 약자를 진심으로 위했는지, 그런 척 했는지는 약자들이 알아서 판단할 일이다. 

양승태라는 판사가 대법원장 일을 할 때 이런저런 궁리의 대상이 되었던, KTX 여승무원 사건이 12년 만에 그녀들의 승리로 끝났다.  그들은 복직하게 되었다.  

노회찬은 죽기 전에 그녀들을 축하하고 있었는데, 그 마음이 진심인지 아닌지는 그녀들이 알 것이다. 그의 진심을 마음으로 아는 일반 시민들의 조문이, 남아있는 그의 가족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있는 곳, 세월호 아이들이 있는 곳, 그곳에서 세상의 무거운 짐 내려놓고 홀가분하고 편한 마음으로 지내시기를 빈다.

쓸쓸히 돌아서는 한 아저씨의 측은한 뒷모습이 눈물겹다. 

김병희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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