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반야사(般若寺)에서....

늙수그레한 사내들이 6월 
마른장마에 반야사를 들렀답니다.
여기저기 싸돌아다니다가 
자리를 잡고는 커피를 마십니다. 시답잖은 소리만 지껄였습니다. 

저만치 떨어진 스님들은 관심도 없다는 듯 눈길 한번 안 줍니다.

친구의 표현을 잠시 빌리면 
위를 지나서 대장까지 짜릿한 커피 맛이었다고 합니다. 
"와작 바작"
얼음까지 깨물어 먹었습니다.

가끔씩 검은 구름 사이로  
햇살은 부챗살처럼 퍼지고, 
잠시 동심으로 돌아간 소년들은 
이상한 포즈를 취했습니다. 

어느 불교대학의 여인네들이
느릿느릿 징검다리를 건너갑니다.
성지순례 중일까요? 어깻죽지가 땀으로 촉촉이 젖어 있습니다.

백화산에는 
아직도 호랑이가 살고 있는지 꼬리가 그림자처럼 흔들립니다.
금방이라도 '어흥'하며 포효를 
할 것 같습니다. 고라니란 놈은 잽싸게 갈대숲으로 숨었습니다.

저 여인들은 무엇을 빌까요?
자식들의 안녕을 빌었을까요
그것도 아니라면 
본인들의 건강을 빌었겠지요?

모르는 불교대학 아짐씨들
사진만 열심히 찍어 줬습니다.

노근리 평화공원, 월류봉으로
들짐승들이 영역표시를 하듯이
다녀간 흔적을 남겨봅니다. 

그리고 어느 식당에서...빠가사리 매운탕으로 점심을 때웠습니다.

다시 또 비가 내리려나 봅니다.
여기에다 태풍까지....
새로 뽑힌 단체장의 임기가 시작되는 날일 텐데요. 
조용히 지나갔으면 좋으련만....

편집부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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