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양파 밭에서 띄웁니다.

나는 양파입니다.
어떤 이는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을
양파 같은 사람이라고 비유를 하기도 합니다만, 그건 양파를 진짜로 모르는 소리입니다. 
양파가 얼마나 건강에 좋은 줄 알기나 하고 그런 소리를 할까요?
너무 그러지들 마시라니까요....

드디어 오늘 제가 땅속에서
세상 밖으로 나오는 날입니다.
저만치서 유세차도 지나갑니다 열심히 손을 흔들면서.....

근데요 왜 하필 이렇게 
바쁜 농사철에 선거를 할까요? 

설마 농민들 약 올리려고 
6월에 투표를 하는 것은 절대로 아니겠지요.ㅎ
농민들을 잘살게 하려고
선거를 한다구요?
(네....)

양파는 농민들의 일 년 농사입니다.
지례 5 개 면의 특산물이라고
후보자들까지도 자랑을 하데요. 

사실 제가 아무데나 잘 자라는 놈처럼 보여도 무척 까다롭답니다. 늦여름에 묘상에다 씨를 뿌려 정성을 들여야 한답니다.
잠시만 한눈을 팔면 다 죽습니다.

가을 추수가 끝날때쯤에
다시 밭에다가 모종을 이식하지요. 그럼 저는 땅에다 
뿌리를 내립니다. 아주 깊숙히....

김천의 겨울은 무척 춥답니다. 농부들이 따뜻한 이불을 덮고 잠을 잘때 저는 겨우내내 눈밭에서 
얇은 비닐이불만 덮고
모진 추위와 싸워야 합니다. 
그래도 살기 위해서 뿌리를 더욱 단단히 부여잡고 정신을 차렸지요

춘삼월....
따스한 봄이 와서 이제 살았구나! 하고 밖으로 나오려고 했더니 
가끔 꽃샘추위라는 것도 오데요.
가뭄은 또 어떻구요 
목마른 자에게 물을 주라는데 
우리 주인님은 어디를 가셨는지....
목마른 것은 정말 싫어요.

그래도 저는 
제 할일을 묵묵히 다 했습니다. 이제는 제법 양파 모양이 나지요?

옆집 농부님은 비료도 주고 가뭄이 심할 때는 물도 주고 온갖 정성을 들이데요.ㅎ 
그러고 보면 저(양파)는 농부의 발걸음을 먹고 자라는 것이군요.

햇살까지 따가운 날...! 
무덥던 6월 어느 날 드디어 제가
땅속에서 세상 밖으로 나옵니다

혹자(或者)는 말하데요.
유월 땡볕 아래에서 양파를 
캐보지 않은 사람하고는 양파에 대해서 논(論)하지 말라고....

그렇답니다.
커피 한잔에 6천원하는데
양파 한망(20kg)에 2만원은
결코 비싼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근데 올해는 
시세가 더 나쁘다고 합니다

친구님들....혹시나 하늘이 
노랗다는 뜻을 아시는지요? 어떤 이는 양파 밭에 반나절만 있어도 하늘이 노랗다고 합니다.

작년에 어떤 사람은 너무 더웠던지 밭에서 픽 쓰러지기도 하데요.
우리 주인 농부도 가끔은 별이 왔다 갔다 한다고 표현을 하더만요.

그렇습니다.
저(양파)는 농부의 땀입니다.

저를 키워주신 농민 여러분....
정말로 수고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올해에도 작년만큼 
시세가 좋아지기를 기원합니다.

농부님들.... 대박나세요.

        ㅡ 양파 올림 ㅡ

편집부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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