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나를 만나는 멈춤....

이곳은 증산에 있는 청암사입니다.

오늘은 "부처님 오신날"이지요.
독실한 불교신자도 아니면서 버릇처럼 청암사에 들렀습니다.

이름도 독특한 청암다실 앞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췄습니다.

"나를 만나는 멈춤"이라....

나를 만나는 멈춤이라는데
어찌 그냥 갈수가 있겠습니까?
거금 2,000원을 주고 냉커피를
한잔씩 샀습니다. 
그리고는 나무그늘 밑에 앉아서 
큰스님의 법문을 들었습니다. 

"삶의 모든 문제는 남에게서 시작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알고 보면 문제의 근원은 나에게 있다. 내가 변해야 상대도 변하는데 늘 남 탓만 하고, 자신의 잘못은 알면서도 외면을 한다"고
말씀을 하십니다.

가만히 듣다가 생각을 하니 제가 찔리는 것들이 여럿 있습니다.

'비난'은 나에게 쏜 화살이며
'용서'는 나를 위한 것이라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참으로 고마운 말씀입니다.

이렇게나 좋은 말씀을 들었어도
저는 돈이 아까워서 10만 원 짜리 일 년 등을 하나 달아 놓고는 무슨 대단한 일이나 한 것처럼 절밥을 두 그릇이나 얻어먹었습니다. 

그리고는 여전히 남 탓이나 하면서 
세상을 비틀어서 쳐다봅니다.

암만케도 밥그릇만 깨끗이 비우고, 
마음속에 있는 찌꺼기는 하나도
버리지를 못해서 그렇겠지요?

마지막으로 큰 스님이
제행무상(諸行無常)을 말씀하시네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은 항상 변한다' 이렇게 해석이 될랑가요? 적어놓고 
다시 봐도 깊은 뜻은 모릅니다.

큰스님의 말씀을 깊이 새기고 내려오다 우비천(牛鼻泉)에서 약수를 한사발이나 마셨습니다.
속이 후련합니다.

짭은 시간동안 나를 만났지만
그래도 속세로 돌아가야겠지요.

"아..." 그러고 보니 오늘 청암사에서 무엇을 조금 깨친 듯도 했었는데, 산문(山門)을 나서는 순간 이미 다 잊었습니다.
 
그래서 사람이겠지요.
지극히 평범한 농부라서....

편집부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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