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민주화가 좋긴 좋다. 거짓말을 쏟아내고 유포해도 아무런 제재가 없다. SNS가 일상화되어 한 번 쏟아낸 말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다. 확산 속도도 진짜보다 몇 배 빠르다. 진위를 가리지도 않는다. 내 생각에 부합하면 그만이다.

자유엔 그만큼의 책임이 따르는 것인데 그게 아니다. 내질러 놓고 도망가거나 숨으면 그만이다. 피해를 입은 사람이 신고를 해도 별 실익이 없다. 인터넷 강국이라고 자랑만 했지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는 어설프기 짝이 없다.

이런 지경이고 보니 가짜뉴스를 만들어내는 전문가(?) 내지 집단도 있다는 보고도 있다. 일베 유의 비상식적인 집단에서 만들어 퍼뜨리는 가짜뉴스는 국가 발전과 사회의 분위기를 현저히 저해한다. 악의 바이러스다.

지난 남북정상회담으로 통일 무드가 형성되고 있다. 북미정상회담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다고 발표되었다. 남북의 평화적 통일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헌데 반통일 세력의 가짜뉴스가 발호한다. 국외가 아니다. 국내여서 더 문제다.

이들은 통일을 원치 않는다. 지금이 '좋사오니'이다. 배부르고 등 다스운데 뭐가 더 필요하냐는 식이다. 일제시대가 좋은데 독립이 뭐가 필요하냐는 논리와 다를 바 없다. 이들 부류는 통일의 기운이 어떤 식으로든 식기를 바란다.

김정은이 판 엎기를 바란다.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를 회피하고 무력 사용하기를 은근히 기대한다. 그런 방향으로 쉴새없이 암약해 통일 분위기가 흐트리지게 한다.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SNS는 이들에게 좋은 도구가 된다.

남북정상회담이 열렸을 때 북의 김정은이 타고 온 차가 독일제 벤츠였다. 고가의 세단 차라고 한다. 인민은 굶어 죽어가고 있는데 최고급의 차를 타고 다닌다고 해서 입방아를 찧는 이들이 있었다. 생각은 자유이니 그럴 수 있다고 치자.

그런데 이건 너무한 것 아닌가. 그 벤츠를 문재인 대통령이 선물했다는 것이다. 웃음밖에 안 나오는 이 가짜뉴스를 나도 몇 사람으로부터 받았다. 거기엔 '급보(急報)'이니 10명 이상의 사람에게 전송해 달라는 주문도 따랐다.

이런 가짜뉴스는 선거 때가 되면 더 기승을 부린다. 지자제 선거 일이 다가오고 있다.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선거에 이용하려 했다. 이때의 호칭은 '북한'이 아니라 '북괴'다. 과거엔 통했을지 모르지만 언제부턴가 역풍이 되어 돌아왔다.

보수와 진보가 대립할 수 있다. 좌(左)와 우(右)가 갈등을 일으킬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양 축이 진선미(眞善美)의 가치에 종속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1 더하기 1은 2다. 2 이외의 숫자를 들이밀며 옳다고 우겨서는 안 된다.

백주 대낮에 수장된 3백 여 명의 아이들 죽음 앞에서 슬픔 대신 악담을 퍼붓는 사람들이 있었다. 가치관의 전도(顚倒) 현상이다. 평화가 필요한 곳에 전쟁으로 적을 멸(滅)하자고 외쳐서도 안 된다. 진리와 정의와 평화는 만국 공통어이다.

제도적 정비 없이는 가짜뉴스가 계속 횡행할 것이다. 양심에 맡기기엔 그 선을 한참 넘었다. 가짜뉴스는 여과 과정을 거쳐 사라질 거라고 낙관하는 사람도 없지 않다. 그러나 그렇게 처리하기엔 폐해가 너무 크다. 가짜뉴스 ‘퇴치법’이라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발행인  lmj22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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