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속 좁은 사람들이다. 저들이 우리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이다. 당 대표, 원내대표 정도 되면 정치 지도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하는 짓들을 보면 과연 저 사람들이 정치지도자인가 한숨이 나올 때가 많다.

정치가 점점 후퇴하는 것 같다. 여야의 협상이라는 게 호혜와 양보의 정신에 기초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도 자신의 생각은 고정시켜 놓은 채 상대방만 굽히고 들어오라고 하니 타협이 될 리 없다. 갑갑하기 이루 말할 수 없다.

처리해야 할 안건은 산적해 있는데, 엉뚱한 문제로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말이다. 개헌안 발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추경 예산, 남북 정상회담 뒤에 따라야 할 후속 대책, 6.13 지자제 선거를 위해 손 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

당장 도지사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내놓은 4명의 국회의원들이 있다. 사퇴가 수리되지 않다는다 해도 그들의 출마엔 문제가 없다. 그러나 그들 지역구와 나라를 생각할 때 사퇴서가 처리되어야 한다. 5월 14일까지 사퇴가 수리되지 않으면 보궐선거는 내년 4월로 미루어진다.

무엇보다도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 관련국들이 급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북한의 김정은이 중국 시진평(習近平)과 긴급 회담을 가졌다. 노회한 미 트럼프는 평양에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가게 해 북한 탐색하기에 바쁘다. 젊은 김정은에게서 도리어 진중함을 느끼게 된다.

이런 상황인데도 우리의 정치지도자연하는 사람들은 상대당의 흠집잡기에만 연연한다. 큰 틀은 외면하고 우물 안에서 아옹다옹한다. 정저지와(井底之蛙)다. 우리를 둘러싼 4강국을 보라. 한반도의 해빙 무드에 계산하기 바쁘다.

그럼에도 자칭 애국을 자처하는 사람들은 드루킹 사건에 올인한다. 남북의 화해 무드를 위장 평화 쇼라며 염장을 지른다. 당 대표와 원내대표라는 사람이 하는 짓을 보면 가관도 아니다. 한없이 추락하는 날개와 같다. 고소(苦笑)가 아니라 염려(念慮)가 된다.

단식도 꼭 할 필요가 있을 때 해야 한다. 국민의 절대 다수가 공감할 때 해야 파급력이 있다. 김성태의 단식이 과연 국민으로부터 공감을 얻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단식 중인 김성태 원내대표에게 날린 한 청년의 주먹이 정말 배후가 있는 정치 테러인지.

자유한국당은 가슴에 손을 얻고 냉철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사람들이 보수의 궤멸(潰滅)을 얘기한다. 지금 자유한국당이 건전한 보수인지 모르겠으나 보수가 사라지는 것은 국가의 발전을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다. 역사를 지탱하는 한 축이 무너지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정치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어야 한다. 남북의 평화적인 통일도 우리가 갖게 되는 희망의 하나다.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한반도를 식민 지배하면서 조선인은 셋만 모이면 분열한다고 했다. 일종의 비아냥 성 말이지만 이런 점이 정말 없는지 성찰해 보아야 한다.

무한경쟁의 국제 관계는 우리에게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작은 차이를 극복하고 힘을 합쳐 나가야 한다. 여야도 그렇고 남북도 마찬가지다. 우물 안을 뛰쳐나와 대해(大海)를 향해 나아갈 때이다. 기회는 자주 오는 게 아니다. 역사가 주는 교훈 아닌가.

발행인  lmj22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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