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시평(43) - 교육감 선거, 중요하다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지자제 선거일이 다가오고 있다. 각종 선거에 입후보한 사람들의 발걸음도 속도를 더하고 있다. 우리 지역은 국회의원 보궐선거까지 예정돼 있기 때문에 열기가 더 뜨겁다. 깨끗한 선거로 후보와 운동원들 특히 유권자들에게 한 판 축제가 되기를 바라지만 그 반대쪽으로 흐르는 듯해 보는 이의 마음이 가볍지 않다.

이런 분위기에 묻혀 표 나게 드러나고 있지 않지만 그 중요도에 있어서 여느 선거 못지않는 것이 도 교육감 선거다. 아니, '못지않는 것'이 아니라 가장 중요하다고 봐야 한다. 자라나는 세대의 장래를 책임지는 교육의 수장이기 때문이다. 우리 인성의 대부분은 교육에 기초하고 있다. 사람에게 교육의 중요성은 절대적이다.

지금까지 우리의 교육은 공장에서 상품 찍어내듯 규격품 인간을 양산하는 시스템이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창의적 인간 교육이 아니라 사회에 잘 순응하는 사람을 만드는데 목적을 두었다. 일제 강점기 교육이 그랬고 군사 독재 정권 때의 교육도 여기에서 멀리 있지 않다. 이것의 극복 없이는 선진국이 될 수 없다.

혹자는 영남 지방의 보수성을 자랑으로 여긴다지만, 보수 일변도의 사회 흐름은 바람직하지 않다. 나라의 발전에 장벽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보수 일방의 분위기를 만드는 데에는 교육의 역할도 적지 않다.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기득권 체제를 수용하고 거기에 편입되도록 만들었다. 개성의 억제는 창의력 저하로 이어진다.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역사 교과서가 좌편향되었다며 국정으로 바꾸겠다고 했다. 박근혜 정권 때다. 상해임시정부를 부정함으로써 친일을 합리화하고, 이승만 민간독재와 박정희의 군사독재를 옹호해서 박근혜의 통치 기반을 튼튼하게 구축하려는 의도였다. 국민의 절대 다수가 여기에 반대했다. 각 시도 교육청도 교육부의 지침에 반대했다.

유독 경북교육청만이 정부의 일방적 결정에 찬성했다. 얼굴이 화끈거렸다. 독재 정권 흉내를 내려는 무개념의 통치 논리에 보조를 같이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때 느낀 게 있다. 정말 교육감 잘 뽑아야 하겠구나! 역사는 사실에 근거해야하고 객관적이어야 한다. 그래서 역사를 '중용지도(中庸之道)'의 학문이라고 한다. 교육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이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5월 4일 오후 3시 대구경북인터넷기자협회 주최로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1층 씨쿼드홀에서 경북교육감 예배후보자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임종식, 이경희, 안상섭, 장규열, 이찬교 경북교육감 예비후보(뉴스민 사진)

배우는 아이들이 사회의 기계적 부속품이 아니라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인격체라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그들의 비판적 사고를 길러줘야 한다. 이번 경북 도교육감으로 나온 사람들에 대한 분별지가 내겐 아직 없다. 그 후보가 그 후보 같다. 교육감에 성자(聖者)와 같은 사람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다음과 같은 범주에 드는 교육감 후보에게 표를 던지려 한다.

첫째, 기득권을 수호하려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조화롭게 운용될 수 있도록 변화를 꾀하는 후보여야 한다.
둘째, 민주주의의 가치를 존중하고 학생들의 개성을 살리는 데 눈을 주는 후보여야 한다.
셋째, 승자 독식의 성적 우선이 아니라 일등과 꼴찌가 공존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을 생각하는 후보여야 한다.
넷째, 북한을 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통일의 상대로 생각하고 북한 동포들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후보여야 한다.
다섯째, 물질이 사회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 가치를 소중히 여기며 역사를 바라보는 분명한 시각을 가진 후보여야 한다.
여섯째, 교육뿐 아니라 각 분야에 대한 지식을 두루 지니고 있으며 통섭의 마인드를 갖고 있는 후보여야 한다.

모든 선거에 통용되는 말이지만 결과와 마찬가지로 과정과 절차가 중요하다. 목적이 정당해야 하지만 수단과 방법도 정당해야 한다. 미래의 주역들을 교육시키는 교육자들은 더 말할 나위 없다. 교육의 수장인 도 교육감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교육의 열매가 다르게 열린다. 도 교육감 선거가 중요한 이유다. 교육감 잘 뽑아야 한다.

발행인 lmj22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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