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똥재의 야생화ㅡ솜방망이꽃 

문득 돌아가신 할머니가 
생각이 나서 산소에 들렀더니 솜방망이꽃이 활짝 피어있네요.

할머니!!
잘 지내셨는지요?

할머니!! 기억하시는지요?
제가 아주 어릴적에.... 잽손(장난질)이 너무 심해서 여기저기 봉창에다 손가락으로 구멍을 뚫곤 했었지요

그때마다 할머니는 장롱 깊숙한 곳에서 바짝 마른 솜방망이꽃을 꺼집어내서는 다시 문종이를 바르고 덧대어서 솜방망이꽃을 붙이고는 문종이를 한 꺼풀 더 발랐지요. 

그때는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하니 그것은 
할머니 나름의 "사치"였습니다. 
다른 말로 하면
"가난한 날의 여유"쯤 될랑가요

할머니!!  
저도 이제 60줄에 접어들고 보니 조금은 마음의 여유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답니다.

할머니처럼 격자문에다 
솜방망이꽃을 바르는 그런 마음의 여유를 본받으며 살고 싶네요.

할머니...! 
얼마 전에는 tv에서 봤는데 솜방망이꽃 문양을 자수로 놓는 예술가도 있었습니다. 
문양이 어찌나 예쁘던지요.

할머니.... 
언제부터인가 할머니의 모습이 겹쳐 보이던 노란 들꽃!!
솜방망이꽃이 할머니의 묘지 주변에도 피어 있네요
할머니의 현신(現身)인지요?

 뿌연 하늘도.... 마구 불어오는 
황사 바람도.... 그리움까지 밀어내지는 못 했던가 봅니다.

노란 솜방망이꽃으로 나타나신 할머니...! 보고 싶습니다.

사족(蛇足):솜방망이꽃은 이상하게도 묘지 주변에 많이 피어 있답니다. 할미꽃처럼요. 그래서 꽃말도 "그리움"이라고 합니다.

편집부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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