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선거 때마다 경험하는 일이다. 우리 지역은 피해갔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내가 사는 지역에서 일어난 일이라 솔직히 언짢다. 자유한국당 내의 진실 게임은 보는 눈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김천시장, 중요한 자리다. 15만을 바라보는 인구에 1년 예산 1조원! 누구나 탐내어 보고 싶을 게다. 그러나 그냥 지나치지 않아야 할 것이 있다. 아무나 앉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왜곡된 지역 정치 구조가 이런 파장을 몰고 오지 않았나 싶다. 보수를 자처하는 자유한국당 깃발만 꽂으면 당선은 따 놓은 당상이라는 것. 은연 중 이런 생각이 팽배해 있다.

선거에서 본선보다 예선이 치열한 이유다. 김응규 최대원 두 후보는 예선에 지나치게 에너지를 쏟아 부었다. 정치는 여야로 나뉘는 게 정석인데 식구들끼리 진검 승부를 건다?

경선에 있어서의 생명은 공정성과 투명성이다. 공정성은 객관성과도 통한다.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고 해서 관계성을 말하지만 경선에서는 잠깐 접어두는 게 승리의 첩경(?)이다.

그런데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 표에 유리하다면 뒤로 손잡는 것이 예사다. 표리부동이다. 부끄러운 줄도 모른다. 같은 사안을 두고도 해석이 각각이다. 듣고 있자니 어지러울 지경이다.

경선 발표 하루 전에 축하 전화를 받았다고 하면, 잘 해 보자는 의례적 인사라고 반박한다. 녹음된 음성으로 지지를 부탁한 전화가 불법이라고 하면, 투표 참여를 독려한 것뿐이라고 둘러댄다.

자유한국당 공관위도 그렇다. 떳떳하다면 장소를 옮겨가며 회의를 할 필요가 있는가. 빌미 제공할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 발표 시간을 지키지 않고 질질 끈 것도 화를 불러 일으켰다.

핑퐁게임 내지 진실게임이 재미있을 때가 있다. 관중을 생각하며 최선을 다할 때이다. 그런 때엔 감동까지 몰려온다. 관객은 안중에도 없고 승리에만 ‘올인’한다면 보는 이가 허탈해진다.

남의 집 싸움에 감 내놔라 배 내놔라 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다. 그러나 당장 시민들에게 영향이 미친다. 이런 싸움은 표의 향방을 쉽게 결정 짓게 하는 순기능도 있다고 자위해야 하나.

선거판의 이전투구(泥田鬪狗)는 시민을 무시하는 짓이다. 유권자를 얕보는 것이다. 내가 어떻게 하든 유권자는 내 편이라는 자만(自慢)이 '네 탓이요'의 진실게임을 계속 이어지게 한다.

자유한국당 경북도당 공관위도 사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혀 당사자들을 이해시켜야 한다. 이철우 의원과 송언석 당협위원장, 이 문제에 벗어나 있지 않다. 정말 조금의 책임도 없을까.

도지사와 국회의원 되는 것도 좋지만 집안을 정리해서 시민들을 안돈(安頓)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 주민을 위해 일할 사람들이 주민을 걱정하게 해서는 안 된다. 못된 정치의 축소판 소리는 듣지 말아야 하지 않겠는가.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고 했다. 가정이 화목하지 못할 때 바깥 일이 제대로 될 리 없다. '가화(家和)'는 사랑과 이성(理性)이 조화롭게 공존할 때 가능한 일이다. 나보다도 남을 더 생각할 때 평화가 온다.

차제에 기대하고 싶은 게 하나 있다. 오는 지자제 선거엔 '무조건'이 아니라 후보의 사람 됨됨이를 보고 투표하자는 것이다. 유권자가 유의미한 투표를 하기만 해도 선거판의  '아몰랑'식 싸움은 사라질 테니까.

발행인  lmj22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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