民可近 不可下(민가근 불가하)
民惟邦本(민유방본)
本固邦寧(본고방녕)

予臨兆民(여임조민)
懍乎若朽索之馭六馬(늠호약후삭지어육마)

爲人上者(위인상자)
柰何不敬(내하불경)

海村 고정숙(한자교육진흥회 교육관장)

백성을 친히 여기되 얕잡아 보면 안 된다.
백성이 오직 나라의 근본이니,
근본이 굳건해야 나라가 편안케 된다.

나는 모든 백성을 대함에
두려워하기를 썩은 고삐로 여섯 필의 말을 몰 듯하였다.

백성의 윗사람이 되어
어찌 공경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서경-오자지가(五子之歌)》

중국 夏(하)나라 禹(우)임금이 후손들에게 경계의 말을 남긴 내용 중 일부분이다. ‘가까이하다’의 뜻을 나타내는 ‘近’에는 ‘사랑하다, 총애하다’의 뜻도 있다. 백성을 가까이 하고 총애하되 그들을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말 여섯 필을 하나의 고삐로 모는 것도 힘든데, 썩은 고삐로 말을 몬다는 것은 더욱 어렵고 긴장해야 하는 일임을 뜻한다. 그만큼 우임금은 백성을 두려움의 대상으로 보고, 백성의 윗자리에 있으나 항상 백성들을 공경으로 대했다는 것이다.

지방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매일 아침 출근길에 시민들을 향해 인사를 하고, 여러 매체를 통해 본인의 공약을 알리기에 분주하다.

지금 후보들이 보여주고 있는 모습들이 선거철에만 반짝하고 끝나는 위선이 아니기를 바라며, 늘 지금과 같은 낮은 자세로 ‘오직 국민이 나라의 근본’이라는 점을 깊이 헤아려 주기를 바란다.
 

【破字(파자)로 쉽게 배우는 한자】
 

共(함께 공)
共: 卄(스물 입), 廾(받들 공)

‘스물 입’은 열십(十)이 두 개 합쳐져 이십을 나타낸다. ‘廾’은 두 손으로 마주 잡아 받들어 올리는 모양을 뜻하는데, 한자에서 이 둘은 ‘많다’는 뜻으로 쓰이며 ‘共’에는 ‘공손하다’는 뜻도 있다.

巽(부드러울 손)
巽: 㔾(병부 절), 共(함께 공)

‘㔾’의 병부(兵符)는 조선 시대에 군대를 동원하는 표지로 쓰이던 둥글납작한 나무패로, 군대를 동원할 필요가 있을 때 임금이 교서(敎書)와 함께 각 지방으로 내려보낸 證票(증표)였다. 임금의 교서를 받을 때는 임금이 계신 곳을 향해 큰절을 올리고 받았기에 한자에서 ‘㔾’은 무릎을 꿇는다는 뜻으로 쓰인다. 무릎을 꿇는다는 것은 자신을 낮출 줄 아는 겸손한 태도를 나타낸다.

選(가릴 선)
選: 巽(부드러울 손), 辶(쉬엄쉬엄 갈 착)

언제나 공손(共)하고, 자신을 낮출(㔾) 줄 알며 성품이 부드러운(巽) 사람을 가려 뽑는다는 뜻이다.

擧(들 거)
擧: 與(더불어 여), 手(손 수)

‘與’는 ‘여러 사람이 함께하다’의 뜻 외에도 ‘참여하다’, ‘인정하다’, ‘베풀다’ 등 많은 뜻을 포함하고 있다.

국민들을 대표해서 활동할 각 분야의 단체장을 뽑을 때는 그 사람의 力量(역량)을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성(人性)이 어떠한가도 매우 중요하다.

‘選擧’란 파자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공손함과 부드러움, 보다 낮은 자세로 국민들에게 임하는 태도, 베풀 줄 아는 봉사 정신을 겸비한 사람을 투표장에 가서(辶) 가려내(選)되, 본인의 사욕보다 公共의 이익을 함께 더불어(與) 추구하는 사람을 뽑아야(手) 한다.

고정숙  gcilbonews@daum.net

고정숙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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