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 선거 공보가 배달되어 왔다. 한 보따리다. 총선 지역과 비례대표 후보들에 더해 내가 사는 지역은 기초의원 보궐선거까지 치러진다. 한 시의원이 선거법을 위반해서 의원직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선거 공보를 받고 몇 가지 소회가 없을 수 없다. 먼저, 척박한 인물 난을 들 수 있다. 비례 후보를 낸 당은 10여 개 당이나 되지만 지역구 후보는 달랑 세 명이다. 한쪽으로 치우친 정치 지형 탓이 클 것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더불어민주당 황태성, 무소속 박건우 후보가 중앙 정치를 노크한다. 모두 공명 선거로 정치적 지도자가 되기를 바란다. 정치 지도자는 하루 아침에 탄생하는 것이 아니다. 7전8기 노력의 결과일 때가 많다.

우리 지역의 시의원 보궐 선거에 2명만이 입후보한 것도 인물의 척박성을 웅변한다. 두 사람 다 국민의힘 가솔에 넣을 수 있다. 소속 의원이 선거법 위반이라는 불상사로 직을 상실한 탓에 당에서는 공천을 하지 않은 것 같다.

김응숙 이상열 후보가 선거 공보를 온통 붉은 색으로 장식하고 있는 것을 보면 공천은 받지 못했지만 당선될 경우 국힘당에 입당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제1야당인 민주당이 후보를 내면 체면치레를 했을 텐데 그렇게 하지 못해 아쉽다.

비례대표를 낸 당은 모두 10개이다. 정치는 아메바와 같다는 말이 있다. 법 테두리 내에서 의석 확보에 유리하다면 편법도 마다하지 않는다. 비례대표의 취지는 군소 정당도 일정 분량의 득표를 한다면 의석을 배분해 다당제를 활성화시키자는 뜻이었다.

그런데 지금 거대 양당(민주당과 국힘당)은 위성 정당을 만들어 의석 수 늘리는 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비례대표 46석 중 거대 양당이 가져가는 몫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조국혁신당이 분투하는 모습은 예사롭지 않다.

민주당에서 만든 더불어민주연합, 국민의힘에서 만든 국민의미래와 함께 조국혁신당은 비례대표 3강 구도를 형성고 있다. 여론조사는 원래 들쭉날쭉하기 마련이지만 조국혁신당이 더불어민주연합을 제치고 국민의미래와 장웅을 겨룰 때도 있다. 다크호스다.

이낙연의 새로운미래와 이준석의 개혁신당이 지역구뿐 아니라 비례대표로 원내 진출이 가능할지도 관심거리다. 정권 심판론이 워낙 거센 데다가 조국혁신당의 출현으로 예기치 않게 입지가 대폭 줄어들었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개혁 정치의 영역을 넘어 진보 정치의 몫을 일정 부분 감당하고 있다. 따라서 진보당이라고 할 수 있는 녹색정의당(녹색당+정의당)이 과연 비례 대표를 배출할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정의당이 진보의 길을 바르게 걸어왔느냐에 대해서는 평가가 각기 다르다.

종이로 된 총(투표)은 화약과 탄알을 쏟아내는 총보다 더 무섭다는 말이 있다. 총은 불의한 권력의 도구로 사용되기 쉽지만 투표는 국민의 총의가 모인 결과이기 때문이다. 선관위는 부정 투표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선거 관리에 빈틈이 없어야 한다.

한 극우 유튜버의 사전 투표소 몰래카메라 불법 설치는 공정 선거 분위기를 흐리게 한다. 못 먹는 감 찔러나 보자는 식의 일탈이 곳곳에서 돌발할지 모른다. 담당 관서인 선관위도 감시‧감독에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유관 부처의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

유권자의 자세도 중요하다. 지금 말도 안 되는 가짜뉴스가 SNS를 통해 대량 살포되고 있다. 받은 사람은 열 명 이상 퍼트려 달라며 선거 분위기를 흐리게 하고 있다. 선거를 일회성 행사로 생각하고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붙고 보자는 사람이 있다. 불법은 선거가 끝나도 발본색원해서 죗값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

각 가정으로 배달된 선거 공보를 꼼꼼하게 읽어보고 누굴 뽑아야 할지 가늠해 보기 바란다. 적어도 선거 공보에는 가짜(허위)가 없다. 카카오톡 등을 통해 무차별 살포되는 가짜뉴스에 솔깃하는 것은 자신이 무지하다는 증거다. 국민의 정치적 수준이 높으면 감언이설성 가짜 뉴스가 맥을 못춘다. 

취재부  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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