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수첩] 소꿉놀이 정권 - 김천일보 김천iTV

어릴 적 생각이 떠오른다.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후에 동네 아이들과 소꿉놀이를 자주 했었다. 도회지로 전학을 와서 그 놀이의 재미를 더 이상 느낄 수 없었다.

소꿉놀이는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꿈과 재미를 동시에 선사해 주었다. 좋아하는 아이들끼리 가족을 만들고, 또 다른 아이들은 이웃이 되고…

지금 돌이켜 보면 참으로 치기 어린 시절의 자화상이지만 그때는 그 소꿉놀이가 꿈과 현실이 뒤섞여 악동들의 로망이었다. 사소한 것에 일희일비(一喜一悲)했다.

착하고 예쁜 여자애와 부부가 되어 부잣집을 만들어 놓고 생일잔치를 벌이기도 했다. 그럴 것까진 없었지만, 마음에 드는 아이들 위주로 초대했다. 미운 아이는 초대받지 못했다.

이건 어른들 사회가 아닌 아이들, 그것도 소꿉놀이니까 통할 수 있었다. 그때 같이 소꿉놀이하던 아이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며 살아갈까. 이 세상을 떠난 친구들이 있다는 말도 들었다.

윤석열 정권이 하는 짓을 보면 옛적 소꿉놀이가 떠올라 웃음기가 돈다. 정권 출범 뒤 첫 미국 방문에서 '바이든-날리면'으로 전 국민 나아가 외국 언론에까지 비웃음의 가십거리를 제공했다.

MBC를 비롯해 모든 언론이 이 기사를 보도했다. 하지만 여당 편향의 정치색이 짙은 방심위는 이 건으로 MBC에 중징계를 내렸다. 더 우스운 것은 그 뒤 대통령의 유럽 순방 때 MBC 기자만 전용기 탑승을 거절했다.

대통령이 싫어한다고 특정 언론사 기자만 탑승을 거부한 것은 딱 소꿉놀이 수준의 행태다. 오늘 기사를 훑어보다 보니 이런 일이 또 있었다. 29일 수서역에서 GTX-A 개통식이 있었는데, 김동연 경기지사를 패싱하는 일이 벌어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개통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수서~동탄 구간 시승을 마친 뒤 경기도 화성시 동탄역에 도착해 개찰구를 나오며 이성해 철도공단 이사장과 대화하고 있다. 2024.3.29 /연합뉴스

여당 소속 지사가 아니니 빠지라는 것이다. 이번에만 일어난 일이 아니라고 한다. 소속 당이 다르니 보기 싫고, 보기 싫으니 오지 말라는 식의 작태는 아이들의 소꿉놀이 딱 그 수준이다. 대통령 심기 관리를 이런 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

집권 능력의 결여 현상이 아니고 뭔가! GTX-A 사업은 경기도가 제안한 사업이고, 경기도를 관통할 뿐 아니라 경기도비가 전체 건설 예산의 절반 이상이 들어간 사업이다. 도지사가 당연히 개통식에 참석해서 축하 테이프 커팅도 하고 시승을 하는 것이 정상이다.

지금 정권을 검찰 독재 정권이라고 한다. 사사건건 네 편 내 편으로 갈라놓고, 내 편에겐 한없이 후하되 상대편엔 과도하게 악독한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다.

대통령과 그 참모들은 국민 전체를 보지 않고 자기편만 생각하며 정치를 하고 있다. 특히 선거 국면에서 보는 그들의 언행은 국힘당 선거운동원들을 보는 것 같다.

너무 노골적이어서 어안이 벙벙할 정도다. 전체 국민을 염두에 두면 이렇게 할 수가 없다. 이종섭 사건, 대파 사건, 한동훈의 ‘개같은, 쓰레기’ 운운 등 국격이 급락하는 모습이다.

취재부 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