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경기는 나에게 있어 약한 고리이다. 장애인으로 경기에 직접 뛰지 못하는 대신 관람을 자주 하는 편이다. 관람이 나에겐 직접 운동의 대체재가 되는 셈이다.

김천에 프로 축구단이 생기고 홈 경기가 있을 땐 시간을 내어 관람하려고 한다. 경기라는 게 이기면 기분 좋고 패하면 시무룩해진다.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김천상무 팀의 경기와 내가 무슨 단단한 관계에 있는 건 아니다. 지역에 연고를 두고 있는 구단과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관객 관계일 뿐이다. 그럼에도 관심이 남다르다.

3월 17일, 김천상무는 강팀 전북HD와의 홈경기에서 1대 0으로 승리를 거뒀다.

그런데 묘한 게 하나 있다. 홈 경기가 있을 때 내가 가서 응원하면 예외 없이 김천상무가 승리를 거둔다는 사실이다. 이건 논리적으론 설명 불가하다.

지난 3월 6일 울산HD와 홈 경기가 있었다. 서울 일이 있어서 다녀오는 바람에 경기를 볼 수 없었다. 일을 마치고 아무리 빨리 와도 오후 6시쯤 닿을 수 있었다.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경기장에 가 있는 지인에게 전화를 넣었다. 전반전이 막 끝났는데 3대 0이라는 스코어를 알려주었다. 울산HD는 역시 강팀이구나!

옆에서 듣고 있던 아내가 거들었다. 내가 가지 않아서 저런 스코어(3:0)가 되었다는 것이다. 후반전 끝날 즈음이라도 운동장엘 가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과속이다 싶을 정도로 열심히 달렸다. 후반전이 막 끝나려고 했다. 그런데 스코어는 3대 2, 김천상무가 후반전에 2골을 넣은 것이다. 조금만 일찍 왔더라면...

그리고 오늘(14일) 전북HD와 홈 경기가 있었다. 지난 해 1부 리그 2위를 한 강팀이라고 했다. 배 대표도 승리가 희망사항이긴 하지만 낙관하지 못했다.

배 대표가 한 마디했다. "목사님이 오셨으니 이길 수 있지 않겠어요?" 그도 나의 경기 참관과 승리의 상관 관계(?)를 잘 알고 있다. 홈 경기를 사전 고지해 주기도 한다.

김천상무는 강팀 전북HD를 정말 1대 0으로 이겼다. 신기루와도 같은 이 믿음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경기가 있을 때 경기장에 나가서 열심히 응원하는 방법밖에 없다.

취재부  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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