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때마다 흔히 일어나는 현상이다. 공천 탈락자가 상대 당으로 가서 공천을 받고 출마하는 것 말이다. 이번 선거에서 주목 받는 이들은 민주당에 있다가 여당인 국힘당으로 넘어가 출마하는 사람들이다. 이상민(민주당 5선) 김영주(민주당 4선) 후보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대체로 정치철학이 없거나 국민과 국가보다는 자신의 영달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들로 보인다. 보수 언론에서는 이들을 '귀순용사'라는 표현을 써가면서 하향곡선의 지지도를 안타까워한다. 말이 좋아서 '귀순용사'지 '변절자'라고 하는 것이 사실에 부합하는 표현이다.

우리의 민족성 중 하나가 절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변절과 배신을 극도로 꺼렸다. 옳지 않은 일은 목에 칼이 들어온다고 해도 기개를 굽히지 않았다. 이런 민족성의 일단에 비춰 볼 때 공천에 탈락했다고 해서 아니면 탈락할 것 같으니까 당을 박차고 나가 옷을 갈아입는 것은 상식을 벗어난 처신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 4선(김영주), 5선(이상민)을 한 후보들이 공천에서 탈락되자 국민의힘으로 가서 공천을 받았다.

이렇게 하는 데는 대의명분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과연 당을 옮기는 데 알량한 명분이라도 있는가. 그들이 내세운 명분이 이재명 사당화와 당내 민주주의의 상실이다. 백 보 양보해서 그들의 주장이 옳다고 치자. 그렇다면 당에 남아서 바로 잡으려고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지금 국회부의장의 당적은 국힘당 2명이다. 국회부의장 중 야당 몫 한 사람이 국힘당으로 건너갔기 때문이다. 국회부의장 정도 되면 처신에 신중해야 한다. 윤석열 퇴진을 외치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붉은 점퍼를 걸치고 찍어 달라고 외치는 것은 꼴불견 중의 꼴불견이다.

누렸으면 내려놓을 줄도 알아야 한다. 4선, 5선 하면서 국회부의장, 상임위원장까지 지낸 사람들이 당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치고 여당의 품에 안긴다? 이러고도 어떻게 표 달라고 외치며 당선되기를 바랄까? 유권자는 바보가 아니다. 절개의 정신 가치를 갖고 있는 국민의 눈이 매섭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선거를 앞두고 말을 갈아탄 사람들을 ‘귀순용사’로 부르고 표현하는 것은 자유다. 하지만 그들을 변절자로 보는 사람이 더 많다. 그들의 지지도가 올라가지 않는 것은 이것의 객관적 증거 아닌가. 절개를 중요시하는 민족임을 깨우칠 필요가 있다.

취재부  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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