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詩 / 김용택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이 밤 너무 신나고 근사해요
내 마음에도 생전 처음 보는
환한 달이 떠오르고
산 아래 작은 마을이 그려집니다
간절한 이 그리움들을
사무쳐 오는 이 열정들을
달빛에 실어
당신께 보냅니다

세상에,
강변에 달빛이 곱다고
전화를 다 주시다니요
흐르는 물 어디쯤 눈부시게 부서지는 소리
문득 들려옵니다.

*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었을까? 하지만 시인이 그렇다면 그런 것이다. 시인은 단어에, 사건에, 자연 현상에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이다. 전화와 환한 달에서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펼쳐진 산 아래 작은 마을에선 우주를 움직이기라도 하듯 강렬한 힘이 펼쳐진다. 그 속에서 느끼는 힘은 사람에 따라 다르다. 시인은 어릴 적 때 묻지 않은 동심을 떠올렸을 것이 분명하다. 혼자 상상하기엔 왠지 아깝다. 달빛에 실어 당신, 사랑하는 사람에게로 보낸다. 수미상관적 표현으로 시를 마무리한다. '강변에 달빛이 곱다고 전화를 다 주시다니요' 이 고운 달빛도 흐르는 물 위에선 여지없이 부서지고 만다. 현실의 반응이다(耳穆).

취재부  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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