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Ph. D)

요즘 접하는 정치에 대해 짜증내는 사람이 적지 않다. 정치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기쁨을 선사해야 하는데 그 반대라는 게 이유이다. 정치권 전반의 책임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책임의 많은 부분은 집권 여당에게 있다.

그것은 정치를 주도하는 사람들이 정치를 잘 모르는 데서 기인한다. 지금 여권 실세의 쌍두마차라 할 수 있는 윤석열 한동훈 두 사람은 모두 검사 출신이다. 또 많은 검출(검찰 출신)들이 지금 권력의 요직를 꿰차고 있다.

이들은 정치를 검사 스타일로 하려고 한다. 검사가 수사할 때 죄를 상정해 놓고 거기에 짜맞추어 죄를 만들어 내듯이 말이다. 이들은 자신들 외엔 다 틀렸다는 데에 익숙해져 있다. 그러다 보니 죄가 나올 때까지 수사를 하게 된다.

그것을 몇 번에 걸쳐 리얼하게 보여준 검찰이다. 조국 수사에서도 그런 것이 진하게 배어 있었다. 또 최근 이선균 죽음도 죄가 나올 때까지 하는 인디언 기우제식 수사가 원인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검경에 찍히면 끝이다.

검찰의 눈에 나면 죄인된다는 말이 빈말이 아니다. 검찰공화국의 슬픈 현실이라고 하겠다. 탈출구가 있어야 할 텐데 보이지를 않는다. 지금의 상황에서 국민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여야 협치가 되면 좋겠는데 요원하다.

이재명 대표가 괴한에게 테러를 당했는데도 치료보다는 정치적 공세에 혈안이 되어 있다. 서울에서의 헬기 이송을 두고도 특혜라느니 지방 병원 홀대라느니 하는 말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불교 아함경(阿含經) ‘독화살’ 얘기가 떠오른다.

국힘당 당원으로 있다가 얼마 전 민주당 입당했다는 괴한을 두고도 민주당원이 당 대표를 찔렀다는 식으로 프레임을 짜고 있다. 중요한 것을 덮기 위해 지엽적인 문제를 끄집어내어 부풀리며 요란을 떠는 형국이다.

보다 못해 홍준표 대구 시장이 나서서 한마디 했다. 야당 대표는 국무총리급이니만큼 헬기 수송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했다. 이런 지엽적인 문제로 유익을 얻으려는 이들을 ‘찌질이’라고 했다. 모처럼 듣는 그의 일갈이었다.

괴한으로부터 습격당해 상해를 입었다면 당사자 및 가족의 의사를 존중해서 가능한 한 빠른 치료를 하면 된다. 그런데 진영논리에 함몰되어 정치적 공격을 해댄다. 이런 것은 국민들로부터 지지받기가 어렵다. 속이 보이기 때문이다.

극우들의 준동이 도를 넘고 있다. 정치가 퇴락하니 국민의 수준도 거기에 맞춰 퇴보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윤석열 정권이 등장하고 검찰공화국의 냄새가 진동하기 시작할 때 사람들은 역사의 퇴보를 말하기 시작했다.

한 지인은 정체는 모르겠지만 퇴보까지 하겠느냐고 했다. 하지만 지금의 나라 꼴이 마치 해방 정국을 연상시키지 않나. 이념 대립, 백주 대낮 테러, 국가 권력의 사유화, 무력 통일 불사... 해방 정국은 지금으로부터 80년도 더 전이다.

역사는 진보하는 게 원칙인데, 후퇴에 후퇴를 거듭하고 있으니 어디에 가서 읍소해야 할까. 하지만 누구 탓할 것 없다. 책임은 결국 국민에게로 귀결된다. 국민이 갖고 있는 유일한 무기는 투표이다. 투표 잘못한 결과가 이것인데 어떡하겠는가.

정치학에서는 투표를 '종이 돌(paper stone)'로 표현한다. 투표 행위가 시위 현장의 투석(投石) 행위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투표는 우리에게 그만큼 소중하다. 민생에 직결되어 국민의 삶에 효력을 미치게 만드는 것이 투표이다.

각 당은 4월 총선 체제로 속속 전환하고 있다. 사활을 걸고 임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현대 정치사의 연륜이 적지 않은데 걸핏하면 비상대책위원회를 급조, 사즉생의 각오로 대비한다. 이것도 우리의 정치가 후진국형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또 어떤 감언이설로 국민을 현혹할지 모른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4월 총선에 '종이 돌'을 들고 나서야 한다. 군림하려는 정치를 매섭게 내리쳐야 한다. 말을 앞세우고 실천에 우둔한 자를 걸러내야 한다. 국민에게 선거는 유일한 무기이다.

지금 여당의 비대위원장은 약관의 한동훈이다. 법무부장관 옷을 벗자마자 국힘당 비대위원장으로 옹립되었다. 정부는 국민 전체의 정부가 되어야 하고, 국무위원은 국민 전체를 위해 일할 의무가 있는 사람이라는 것은 상식 아닌가.

하지만 한동훈은 법무부장관에서 하루 아침에 여당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한의 장관직 수행이 진영 안에 갇혀 있었다는 것을 말해 준다. 지지하지 않은 쪽은 내치고 지지하는 사람들만 갖고 직무를 수행해왔다고 볼 수 있다. 안 될 일이지 않나.

검찰 독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4월 총선에 출마하겠다며 법복을 벗어던지는 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오는 총선에서 이들을 당선시켜 여의도로 보낸다면 검찰 독재는 더욱 강고해질 것이다. 이런 나라를 바라는 국민이 있을까.

군사독재는 총칼로 국민 위에 군림했다. 하지만 검찰 독재는 법을 앞세워 군림한다. 공정과 상식을 귀 따갑도록 발설하지만 그것이 선택적으로 적용되어 설득력을 잃고 만다. 군사독재보다 더 교묘한 것이 검찰 독재이다.

국힘당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변화를 꾀한다며 튀는 언행으로 주목받으려고 하는 것 같다. 그러나 옆에서 보기엔 엉성하기 짝이 없다. 정치적 미숙에서 오는 것이다. 국민을 목적으로 생각한다면 결코 나올 수 없는 말이요 행동이다.

일례로 이런 것을 들 수 있다. 국민에게로 다가가겠다면서 행차 때 경찰로 죽의 장막을 치는 것 말이다. 국민이 무서워 인의 장막을 치는 것은 자신의 특수 신분을 과시하는 것이다. 이번 호남 방문 때엔 400여 명의 경찰이 그를 보호했다고...

한의 이치에 맞지 않는 언행은 윤석열 시즌 투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는다. 한동훈을 윤석열 아바타라고 하는 이유가 이런 데 있다. 지금 국힘당 비대위의 성공 여부는 윤석열을 여하히 극복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대통령과 다른 목소리를 얼마나 낼 수 있을까. 그러나 이 기대는 갖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대통령의 김건희 특검법 재의요구(거부권 행사)에서가 그것을 웅변한다. 가족보다는 국민의 유익을 먼저 생각하고 거부권 행사에 신중을 기했어야 했다. 한동훈은 쌍수를 들고 이것을 지지했다.

해가 바뀌면 무언가 새로운 것을 기대하게 된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올해엔 정치에서 희망을 읽어내고 기쁨을 창출해 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동쪽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보고 여러 가지 소망을 얹어 마음을 위탁해 보기도 했다. 좋은 시절이여 어서 오라!

발행인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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