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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송기원의 '한파(寒波)'
취재부 | 승인 2023.11.30 18:27

                 한  파(寒波)
                             詩 / 송기원

"놈들이 온다아"
저 미친 회오리 바람과 얼어붙은 숨결로부터
어린 자식들을 먼저 숨겨라.
목숨보다 소중한 것들은 차라리 뱃속에 삼켜라.
여편네에게는 횃불을 들리고
너는 들불을 질러라.
늙은 애비 에미가 따라나서거든
앞장을 세워라.
이제야말로 살아야 할 때다.
더 이상 빼앗길 수 없는 때다.


* 송기원이 한파에 대해 적개심을 토하고 있다. 출발부터다. "'놈들'이 온다아"이다. 시인은 추위도 나긋하게 표현한다. 거기에 익숙해 있는 눈이 갑자기 긴장한다. 시인은 그것을 노렸는지도 모른다. 갑자기 기온이 급강하했다. 객지 생활하는 아이들이 염려된다. 인지상정이다. 시인은 몰려오는 한파로부터 '어린 자식들을 먼저 숨겨라'라고 말한다. 한파에 시인에게 필요한 것은 따뜻함이 아니다. 뜨거움이다. 횃불 들불... 하지만 도가 지나치면 위험이 따르는 법! 목숨보다 소중한 것은 삼켜 뱃속에 둘 것을 권한다. 가녀린 태아를 보호하듯 따뜻하면서도 안전한 곳에 이보다 더한 곳이 있을까? 한파에서 그리고 혹서에서도 아니 전장(戰場)에서 조차도... 삶의 극점(極點)에서도...(耳穆)

취재부  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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