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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지금은 투사가 아니라 중재자가 필요할 때... 송언석 의정보고서를 받아보고
이명재 | 승인 2023.11.28 00:34
송언석 의원 '의정보고서' 표지

송언석 의원으로부터 선물을 하나 받았다. 책이다. 10장 4백7십 쪽에 달하니 분량이 결코 적은 게 아니다. 책 크기도 학술도서가 흔히 쓰는 신국판이다.

그런데 출판사 표기가 없다. 책 값도 없고, ISBN 등의 서지 사항도 눈에 띄지 않는다. 뒷 표지 하단에 겨우 눈에 들어오는 글자가 있다.

'의정보고서'란 글자다. 의정보고서의 외형은 세련되고 깔끔하다. 지금까지 많이 접해온 팜플렛이나 국배판 자료집 형태가 아니고 문학작품집 같다.

의정 보고서의 제목이 숫자로 되어 있다. '389'다. 어떤 의미일까? 숫자 앞에 붙은 수식어가 그 책의 내용을 어느 정도 규정하고 있다.

'그 치열했던 여소야대 정국의 기록' 요는 이런 대치 정국에서 자신의 활약상을 드러내어 무용담의 재미를 선사하고 싶었던 것 같다.

하지만 보고서를 훑어보고 든 첫 느낌은 실망이었다. 일방을 선, 다른 쪽을 악으로 설정하고 붓을 휘두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의정보고서도 문장의 집합 영역이라면 어느 정도의 객관성이 요구된다.

일갑자(一甲子)를 넘긴 사람이 이립(而立)의 중간 지점에 서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은 볼썽사납다. 지금 필요한 정치인은 투사가 아니라 화해와 중재자이다.

송의원이 국회의원으로 자족한다면 투쟁 일변도도 좋다. 하지만 보다 큰 정치인이 되고자 하는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궤도 수정을 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의 지난 정치사에서 큰 정치인은 자기 당에 묶여 있는 게 아니라 상대 당도 인정해 줄 때 가능했다. 송 의원은 지금 어느 위치에 서 있는지 냉철하게 돌아봐야 한다.

애써 만든 의정보고서에 쓴 소리를 한 것 같아 미안하다. 하지만 쓴 소리를 귀담아 들을 줄도 알아야 한다. '예스 맨'의 독소에 대해 많이 들었을 것이다.

지금 국힘당 혁신위에서 '중진 험지 차출론'이 운위되고 있다. 송 의원도 뼈를 깎는 자기 혁신 없이는 몇 년 뒤 차출론의 대상이 되지 말라는 법 없다.

보다 낮은 자세로, 국민을 진정 주인으로 생각하고, 섬김의 마음으로 임할 때 멋진 정치가 생성된다. 그의 의정보고서에 높은 점수 주기가 저어되는 이유를 송 의원도 알리라(발행인 이명재 記).

 

이명재  lmj22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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