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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미완의 정치개혁, 시험대에 오른 2024 총선강지헌(선거제도개혁연대 운영위원)
취재부 | 승인 2023.11.22 20:34

불안한 기시감이 든다. 2024 총선 시계가 흐르면서 각 정당의 셈법이 복잡하게 얽히면서다. 국민의힘은 준연동형비례대표제 하에서 비례위성정당 출현을 막을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병립형비례대표제로 회귀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준석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이 불거지면서 신생 정당의 원내 진입 문턱이 높은 병립형비례대표제로 회귀에 더욱 열을 올리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또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총선 출마와 신당 창당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병립형 선거제로 후퇴할 유인이 더욱 커지고 있다. 정의당은 선거연합정당을 가시화하며 진보정당 간 연합정치를 주창했지만, 진보정당 발 비례위성정당 논란에 휩싸였다. 위성정당의 등장으로 취지가 무색해졌지만, 개혁적 의의를 두고 패스트트랙까지 태워 통과시킨 정치개혁의 결과가 통째 흔들리고 있다.

12월 12일 총선 예비후보 등록을 앞둔 시점인 만큼 제도의 원리와 개혁 원칙을 되짚어야 한다. 총선이 5개월 남짓 남았으나 위성정당으로 망가진 비례대표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정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은, 각 정치세력이 위성정당을 막아내지 못한 미완의 정치개혁 과제를 두고 다시 시험대에 올라 있다는 점을 상기한다.

▲ 노동당, 녹색당, 정의당, 진보당과 전국 695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2024정치개혁공동행동이 11월 1일 국회에서 선거제 퇴행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2024정치개혁공동행동

 기득권 양당의 병립형 회귀는 심각한 퇴행이다

국민의힘은 위성정당 방지라는 명분을 내세워 병립형비례대표제로 회귀를 주장한다. 준연동형비례대표제의 제도 한계상 위성정당을 막을 수 없다고 강조한다. 모순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4년 전 정치개혁에 반발해 앞장서서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창당해 정치개혁 정국을 통째 타락시킨 원죄가 국민의힘에 있다는 사실이다.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도 부화뇌동하기는 마찬가지다. 준연동형비례대표제 하에서 거대양당은 비례의석 배분에 불이익을 받으므로, 국민의힘은 위성정당을 창당할 것이고 비례의석을 싹쓸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더불어민주당 또한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위성정당 창당 자체가 불가능하며, 영호남의 지역구도 또한 해체할 수 있는 권역별 병립형비례대표제가 더 낫다는 설명이다.

유체이탈 화법을 구사하는 국민의힘과 못 이기듯 병립형비례대표제로 회귀에 무게 두는 더불어민주당의 속셈은 무엇인가? 본질적인 이유는 병립형비례대표제가 기득권 양당의 초과이익 창출에 충실히 이용된 제도라는 데 있다. 신생 정당과 소수정당들의 원내 진입 장벽을 높이는 역할도 한다. 준연동형은 신당 지지율이 적어도 지지율의 절반만큼은 보장하겠다는 것인데, 병립형은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 ‘이준석 신당’과 ‘조국 신당’으로 인한 변수를 최소화하는 데 양당의 공통분모가 커지는 상황이다.

기득권 양당은 지역구 당선자가 많은 정당이 준연동형비례대표제에서 불이익을 받는다고 반발하지만, 이는 양당 지지자들의 감정을 자극하는 교묘한 호도다. 비례성 높은 비례대표제 도입이 추구하는 원칙은 특정 정당에 ‘불이익’을 주는 것이 아니라, 정당 지지율에 따른 ‘공정한 의석의 배분’이다. 정당 지지율보다 ‘과대대표’ 된 거대양당은 지지율 이상으로 얻던 비례 의석을 조정하고, ‘과소대표’ 되어 정당 지지율보다 적게 의석을 얻던 소수정당은 지지율만큼 정당한 의석을 부여받는 설계이기 때문이다.

비례대표제 개혁은 지역구 의석에 비례 의석을 얹어서 지지율 이상으로 초과이익을 창출해오던 거대양당의 기득권을 조금이나마 해소하는 데 지향점을 두고 있다. 위성정당 난립과 표심 왜곡은 준연동형비례대표제 때문이 아니라 제도의 허점을 노리고서 기득권을 조금도 내려놓으려 하지 않은 기득권 양당의 탐욕에 원인이 있다.

권역별을 붙여 병립형비례대표제에 개혁적 의의를 포장하는 것 또한 의구심이 든다. 의원정수 총 300석 중 지역구 의석이 253석으로 압도적으로 많은 상황에서, 47석의 비례 의석으로 지역 구도를 완화하겠다는 주장은 실효성을 담보할 수 없다. 권역을 나누면 수도권이 포함된 권역에 의석이 쏠리게 될 수밖에 없고, 영호남 간 지역구도 완화보다 지역 불균형 문제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더 높다. 병립형비례대표제를 실시하는 국가들에 비해서도 비례대표 의석수가 현저히 작은 상황에서 아전인수식 명분 쌓기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권역별 병립형비례대표제로의 회귀는 심각한 퇴행이다.

거대양당의 위성정당 창당으로 한국정치의 타락이 가시화된 시기의 정치개혁 과정 속에 더불어민주당의 과오가 적지 않다.(☞ 관련 기사 : <프레시안> 2020년 4월 20일 자 ‘민주당의 세 가지 잘못, 이번에 선거법 개혁 반드시 완수해야‘) 더불어민주당은 권역별 비례대표제로의 퇴행에 단호히 선을 그어야 한다.

선거연합정당, 진보정당 발 비례위성정당 논란

정의당의 선거연합정당 추진이 본격적으로 가시화 되고 있다. 15일 ‘선거연합신당 추진 비상대책위원회’가 공식 출범했다. 김준우 비대위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선거연합정당이 총선용 위성정당과 다름없다는 비판에 대해 다음과 같이 답했다.(☞ 관련 기사 : <한겨레> 2023년 11월 15일 자 ‘정의당 비대위 “‘금태섭 신당포함 연합 대상 당원에 묻겠다‘)

“첫번째로 지역구랑 비례에서 하나의 브랜드로 출마하기 때문에 ‘비례’ 위성정당이 아니다. 두번째로, 저희가 가질 수 있는 기득권인 상위 비례 순번 1, 2번을 외부에 내놓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자당 의석수를 늘리기 위한 위성정당과 다르다. 오히려 3% 봉쇄조항(비례 의석수를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정당득표율) 때문에 오랫동안 원외에 있던 정치세력에게 문호를 개방하고 상위 순번을 내어줄 용의가 있기 때문에, 위성정당 논란은 과도하다고 생각한다.”

정의당이 플랫폼정당으로 창당하여 추진하는 방식의 선거연합정당은 ‘유럽식 선거연합정당’이 아닌 ‘한국식 비례위성정당’이라는 비판이 많다. 정의당은 구체적으로 유럽 어떤 국가를 모델 삼아 선거연합정당을 논의했고 추진하는지 밝힌 바 없고, 녹색당은 프랑스 선거연합정당 누페스(Nupes, 신사회생태인민연합)의 성공 사례를 든 바 있다. 지도부의 전면 부인에도, 정의당과 녹색당이 주창한 ‘선거연합정당’이 ‘비례위성정당’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유를 차분하게 살펴야 할 필요가 있다. 정의당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대중에게 외면받아 비상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제22대 총선에서 지지율 3%도 어려울 수 있다는 궁색한 상황이 투영되기 때문만은 아니다.

우선 필자는 진보정당의 선거연합정당 시도에 대해 부정적이지 않다. 선거연합정당 포함하는 연합정치 시도는 프랑스, 그리스, 스웨덴, 이탈리아 등 다당제가 잘 정착한 유럽과 칠레, 우루과이, 베네수엘라, 브라질 등 남미까지 무수한 사례가 있다. 선거의 일상적 현상으로 존재한다. 선거연합은 다양한 형태의 정당을 보장하고, 소수정당의 원내진입 가능성을 높인다는 데서 장점이 있다. 연합과 연대, 타협이라는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원리를 구현하는 공동의 정치 실험을 불온시할 필요는 없다. 다만 선거연합정당의 허용이 당면한 총선 정국에 미칠 영향은 무엇인지, 정치개혁을 요구하는 사회운동의 공통된 요구와 맥을 같이하는지를 차분하게 살펴야 할 필요가 있다.

▲ 연합정치(coalition polotics) 분류, 정병기(2011)

 선거연합정당의 논점

앞서 김준우 비대위원장의 언급에서도 찾아볼 수 있듯이 선거연합정당을 추진하는 정의당 등은 크게 두 가지 근거를 들어 비례위성정당과 차이를 둔다. 첫째는 지역구 출마이고, 둘째는 가치연합으로 모인 연합정치라는 점이다. 하나하나 살펴보자.

첫째 “지역구랑 비례에서 하나의 브랜드로 출마하기 때문에 ‘비례’ 위성정당이 아니다.”고 주장한다. 21대 총선 당시 비례위성정당 미래한국당과 더불어시민당은 지역구 후보를 출마시키지 않았다. 22대 총선에서 선거연합정당 시도와의 중요한 차이 지점이지만, 이와 같은 해석도 가능하다. 진보정당은 기득권 양당에 비해 지역구 경쟁에서 불리한 측면이 있다. 지역구 선거를 치르는 데 있어서도 진보성향의 유권자들이 결집하여 선거연합정당에서 출마하는 것이 유리하다. 무엇보다 소수정당의 선거 전략에서 지역구와 별개로 비례의석 창출은 그 자체로 큰 비중을 지니고 있다. 지역구의 출마 자체는 비례위성정당과 분명한 차이점이지만, 선거연합정당과 비례위성정당의 본질을 가르는 핵심 논점이 아닐 수 있다.

선거연합정당 추진 방식으로 가장 유력한 방안은 정의당을 플랫폼으로 하여 녹색당 등 진보세력이 결집해 선거를 치른 후 당선인을 출당시켜 각 정당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다. 추진 방식을 보면 비례위성정당과 유사한 점이 많다. 21대 총선 당시 ‘비례위성정당’이 아닌 ‘비례연합정당’임을 주창했던 더불어시민당과 같은 방식이다. 더불어시민당은 비례연합정당을 주창하면서, 비례 명부 당선권 순번에 시대전환의 조정훈, 기본소득당의 용혜인 등 타 정당 후보를 세웠고 선거 후 출당시켰다. 위성정당 창당이라는 비판을 면피하기 위한 시도였다.

국민이 보기에 22대 총선에서 진보정당이 추진하는 선거연합정당 틀거리 또한 이와 다를 바가 없을 수 있다. 진보정당이 추진하는 선거연합정당에 대한 우려와 비판의 다수가 더불어시민당 등 비례위성정당과 방식의 유사성에서 기인한다.

더불어민주당이 더불어시민당과 손잡기에 앞서 시민사회 일각에서 더불어민주당과의 선거연합정당을 추진한 사례도 있다. 정치개혁연합이다. 선거연합은 가치 지향과 정책 프로그램이 가까운 정치 주체 간의 연합이 빈번히 발생하지만, 가치 지향이 먼 정치 주체 간의 선거연합도 드물지 않게 발생한다. 교량 연합(bridge coalition)이다. 온건다당제 국가에서는 가치 지향이 먼 정당들 사이에서도 원칙을 지키는 전제하에 연합하고 성과를 만들어 낸다. 네덜란드의 ‘자주색 연정(Purple Coalition)’ 또한 이 같은 사례다. 정치개혁연합이 더불어민주당과 선거연합을 꾸리려 했다는 사실 만으로 위성정당으로 몰아갈 수는 없다. 이를 감안 하면 한국에서 선거연합정당 시도는 처음이 아니다. 21대 총선에서 정치개혁연합을 통해 플랫폼 정당을 활용한 선거연합정당의 추진 경험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관련 기사 : <프레시안> 2020년 3월 4일 자 ‘선거연합 정치, 가능할까‘) 22대 총선에서 추진하는 선거연합정당의 형식 논리와 같다. 당시 시민사회와 진보정당은 정치개혁연합을 일제히 비판한 바 있다. 21대 총선 당시 기득권 양당의 위성정당 창당과 맞물려, 정치개혁연합의 시도가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정치적 맥락이 있다고 하더라도, 진보정당이 플랫폼 정당을 활용한 방식으로 선거연합정당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국민이 어떻게 바라보게 될까. 지역구 출마 등 분명한 방식의 차이가 있지만, 내로남불로 보이게 되지는 않을까.

둘째 정체성이 분명한 정당들 간의 가치연합을 주창한다. 선거연합정당의 정당성을 찾을 수 있는 근거다. 원칙에 부합하는 선거연합은 가치연합 중심으로 이뤄진다. 위성정당을 판단하는 가장 좋은 기준은 의석 창출 목적 외에 무엇이 있는지를 살펴보면 된다. 21대 총선에서 미래한국당과 더불어시민당은 의석 창출과 상대편의 의석 확보 저지라는 이유 외에 공유하는 정책도, 가치도 찾아볼 수 없다. 단지 국민의힘 반대나, 더불어민주당 반대는 정당의 정책도, 가치도 될 수 없으므로 선거연합의 이유 또한 될 수 없다. 윤석열 반대, 이재명 반대, 양당 반대의 구호도 마찬가지다. 세력 결집과 타 세력을 오염시키는 게임에 익숙한 한국의 정치문화 속에서만 타 정파 반대가 대의명분으로 작동할 수 있는 것이다. 후진적 정치의 단면이다.

한국과 프랑스의 제도환경과 연합정치

녹색당이 사례로 든 프랑스 모델도 살펴보자. 유념해야 할 점은 특정 국가나 지역의 성공과 실패 사례가 한국에 그대로 적용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모델과 사례는 개혁 논의를 위한 중요한 기반 자료가 되지만, 그 모델의 성공이나 실패가 제도의 도입을 준비하는 국가에 그대로 반영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프랑스는 한국의 정치 환경과 매우 유사하면서도, 큰 차이가 있는 국가다. 프랑스는 다당제 국가로 분류되고 있지만 한국처럼 강력한 양당의 영향을 받고 있다. 프랑스 선거연합 정치는 절대다수제와 양당 중심 다당제로부터 영향을 받았고, 역으로 정당체제 변화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정병기, 2015). 프랑스 선거연합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제도 요인은 결선투표를 치르는 절대다수제다. 대선과 총선에서 모두 시행되는 결선투표 하 1차 투표에서 소신투표로 정치세력의 지지분포를 확인하는 역할을 하고, 2차 투표에서 다양한 정당 지지자의 표를 선거연합에 응집한다. 결선투표제로 인해, 좌파연합뿐 아니라 우파연합 또한, 결선투표에 오를 단 두 명의 후보에게 표를 주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정치문화가 자리 잡았다. 프랑스에는 한국과 달리 이중당적 금지조항이 없어 선거연합을 시도하는 데 특별한 장벽이 없다.

그러나 프랑스는 결선투표제를 통해 60% 이상의 절대다수가 지지하는 정치연합이 집권하도록 하며, 2차 투표 진출 봉쇄조항 또한 높아 다당제 정치에서 쉽게 발견되는 정국의 불안정성에 대응하고 있다. 한국은 강력한 양당의 영향을 받지만 불비례성이 큰 단순다수대표제로 인해 40% 지지율, 60% 이상의 반대가 있어도 집권이 가능한 ‘제조된 다수(manufactured majorities)’ 문제와 ‘승자독식 패자전몰’의 공포를 안고 있다. 이같은 정치환경 속에서 한국의 유권자는 타 정당 후보와 연대연합하기보다는 세력 결집과 타 세력을 오염시키는 게임에 익숙해진 것이다. 한국의 선거연합정당을 창당하는 데 장벽이 되고 있는 이중당적 금지조항이 폐지된다고 하더라도 유럽같이 연합의 안과 밖에서 동시에 정책으로 연대하면서도 경쟁하는 ‘둥지 튼 게임(nested games)’을 하게 될지는 불분명하다. 불비례성이 큰 다수대표제가 조성하는 정치환경 영향이 지대하기 때문이다. 비례성 높은 비례대표제 도입이 연합정치의 환경 조성에 있어서 우선 과제이자 정도인 이유다.

2024 총선, 실익과 원칙 사이에서

결론적으로 선거연합정당 시도는 올바른 지향을 가지고 있음에도, 방식은 우려점이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우려점은 진보정당의 선거연합정당 창당이 기득권 양당의 비례위성정당 창당에 면죄부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진보정당의 선거연합정당 추진을 보며 몇 가지 제언한다. 연합협상 과정을 투명하게 하고 각 과정에서 당원과 지지자가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내용적인 면에서 정책연합적 성격이 강화되어야 한다(홍재우, 2012 ; Gschwend & Hooghe, 2008). 뿐만 아니라 정책연합을 상시적으로 논의할 연합정치 틀을 단단하게 구축해야 한다. 공동 원내기구, 공동 정책단위를 지속해야 한다. 22대 총선에서 시도되는 선거연합정당이 진보정당 발 비례위성정당 시도인지, 연합정치의 초석을 놓은 대담한 시도가 될 것인지는 ‘선거 이후’ 연합정치 실천에서 판가름 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선거연합정당의 주요 공동 정책 목표로 비례성 높은 비례대표제 통과와 위성정당방지법 등 정치개혁 입법을 놓아야 한다. 현행법상 한계와 한국정치 맥락상 오해를 불러오기 쉬운 선거연합의 방식을 벗어나, 정치개혁 정도에 따라 진보정당의 입지와 자리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거대양당에도 제언한다. 준연동형비례대표제는 각 정당 지지율만큼 공정하게 의석을 배분하자는 정치개혁 원칙아래 도입되었다. 부작용 없는 연동형비례대표제를 위해서 충분한 의원정수가 확보되어야 하고, 현실론을 강변하며 정국을 타락시키는 후진적 정치문화가 개선되어야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21대 총선에서 비례위성정당 창당으로 공동 타락의 길을 선택했다. 22대 총선을 앞둔 현재 거대양당의 셈법 아래 이와 같은 거듭된 퇴행의 기시감이 짙어진다. 퇴행을 막아낼 진보정당들의 역량이 올바른 방법으로 모이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완의 정치개혁, 우리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

실익을 셈하며 모두가 민감한 시기다. 총선 국면이 정치 퇴행 일로로 치닫지 않기 위해서, 각 세력이 개혁의 원칙에 반하는 현실론을 숙고하고 자중하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어떠한 정치제도도 한 나라의 정치문화와 품격을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을 엄중하게 되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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