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발행인 시평
[발행인 시평] 국가의 극우 편향을 우려한다!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철학박사)
발행인 | 승인 2023.11.21 05:28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Ph. D)

우리는 살아가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관계하게 된다. 관계하는 사람들 사이에 호불호가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지 싶다. 여기엔 처해 있는 입장과 사회를 보는 눈 등이 적지 않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사람의 관계성은 개인의 영역에 속한다. 따라서 이런 문제를 갖고 나는 가급적 왈가왈부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관계하는 상대방을 존중하는 의도도 있지만 그것보다 내가 갖고 있는 생각을 보호하려는 측면이 더 강하다.

그런데 이런 경우는 좀 다르다. 소위 지도자연하는 사람들이 공식적 절차도 거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불쑥 던져 의견을 표명하는 것 말이다. 전체 여론은 무시하고 권력을 이용해 그 생각을 밀어 붙일 땐 동의하기 어렵다.

뉴라이트 진영에 영향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 이승만을 국부라며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또 이철우 경북지사는 박정희 탄신일을 국가 기념일로 제정할 것을 제안한다. 이들이 과연 국민 전체를 생각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이승만 박정희 두 사람은 독재로 장기 집권을 하다가 쫓겨난 공통점을 갖고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승만은 민주주의에 반하는 정치를 하다가 4.19혁명으로 쫓겨 났다. 치명적인 흠결을 갖고 있는 지도자다.

박정희는 더 처참하게 생을 마친 사람이다. 민주주의를 짓밟으며 영구집권을 꾀하다가 부하의 총에 맞아 숨진 사람이다. 이 두 지도자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어느 정도 정리되었다고 본다. 긍정 평가보다 부정 평가가 강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두 독재자를 우상화하려는 의도가 자못 궁금하다. 이철우 지사는 박정희 대통령을 이 나라 가난을 물리치고 세계 10대 경제 대국으로 만드는 데 기여한 분이라고 했다. 일리있는 말일 수 있다.

지난 3월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이화장에서 열린 이승만 전 대통령 탄생 148주년 기념식에서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이런 일면적 시각은 대단히 위험한 역사 인식에 속한다. 역사에는 반드시 총체적 평가가 따라야 하는 것이다. 잘 살아 보세라며 개발 독재를 할 때 희생된 노동자 농민 등 수많은 민중은 송두리째 사상(斜像)되고 만다.

지금은 영웅 사관이 통하는 시대가 아니다. 박정희에 대한 흑역사는 그대로 살아 있다. 일제 강점기 만주군 장교를 지냈다는 것, 5.16 군사쿠데타와 장기 집권, 민주화 운동 탄압… 그로 인한 피해자들이 지금도 생존해 있다.

지역의 보수 정서에 의지해 박정희 탄신 국가 기념일 제정을 주장했건 아니면 폐쇄된 개인의 생각을 확대해 이 건을 주장했건 문제는 민주주의 공화정에 어긋나는 행보라는 사실이다. 이런 예가 세계사에서 과연 있기나 했나.

민주공화정이라 일컫는 나라에서 국가 수반을 지낸 지도자 생일을 기념일로 정해서 기리는 나라는 없다. 기껏 일본을 비롯한 입헌군주국 몇 곳 그리고 사회주의의 길을 걷고 있는 북한 정도를 꼽을 수 있을 뿐이다.

이철우 지사의 황당한 제안에 대해 북한을 따라가려 하느냐는 비판이 당장 나온다. 그는 경북도민을 대표하는 단체장이다. 경북이 아무리 보수의 땅이고 박정희 친화적 지역이라고 하지만 주류 정서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도 적지 않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10월 26일 오전 경북 구미 박정희 생가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39주기 추도식에서 추도사를 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도지사라면 도민 전체를 고려한 정책 제안과 집행이 필요하지 않을까. 매사에 신중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 지사의 사고는 식민사관과 맥이 닿아있는 식민지 근대화론에 포박되어 있다. 그는 친일에 대해 관대한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 6월, 친일 논란이 있는 검사 출신을 경북독립운동기념관 관장으로 임명했다. 이어 독립군 토벌에 앞장섰던 간도 특설대 출신 백선엽의 동상을 칠곡 다부동 전투지에 세웠다. 신친일파의 준동이란 말을 들어도 싸다.

정권이 교체된 지 1년 반이 지났다. 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마치 쿠데타로 정권 잡은 이들처럼 전 정권을 부정하고 원점에서 출발하려는 데 기인하는 것이라고 본다. 국가적 손실, 무엇보다도 민주주의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

덩달아 지방 정권도 따라가고 있는 양상이다. 이철우 지사의 박정희 탄신 기념일 주장도 그것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이다. 이성을 잃지 않고 전체를 아우러면서 도정을 이끌 것을 권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도 역사의 심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대통령 바뀌었다고 나라 전체가 극우로 치닫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윤석열의 이승만기념관도, 이철우의 박정희 탄신일도 이런 흐름의 연장선상에 있다.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고 어느 선인은 말했다. 백 번 맞는 말이다.

 

발행인  gcilbonews@daum.net

발행인  gcilbonews@daum.net

<저작권자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발행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상호 : 김천일보 김천iTV  |  경북 김천시 거문들1길 88-74  |  전화번호 : 054-436-2287
등록번호 : 경북, 아 00398  |  대표전화 : (054)437-0478  |  등록일 : 2016년 01월 18일  |  발행인 겸 편집인 : 이명재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성숙  |  e-mail : gcilbonews@daum.net
Copyright © 2023 김천일보 김천iTV.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