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기조가 바뀔까가 세간의 관심사다. 강서구청장 선거 참패로 그가 받은 충격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 직후 김행 여가부장관 후보를 자진 사퇴 형식으로 주저 앉혔다. 또 자녀 학폭 논란에 휩싸인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의 사표를 즉각 수리했다.

항간에서는 윤 대통령에게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며 반색이다. 하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이 윤 대통령의 변화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 생각을 갖고 있다. 여가부장관 후보 사퇴와 김성희 대통령 의전비서관 사표 수리는 지극히 지엽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보다 큰 것을 지키기 위한 꼬리 자르기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자기 고집을 왠만해서 꺾지 않는 윤 대통령이어서 여야 협치보다는 자기편만 가지고 정치할 가능성이 여전히 많다는 것이다. 강서구청장 선거 직전이긴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반대한 신원식을 국방장관에 그리고 MB 맨 유인촌을 문체부장관으로 임명함으로써 부분 개각의 욕구를 충족했다는 것이다.

정부 여당의 인적쇄신…고민 깊어지는 윤 대통령(사진=연합뉴스)

더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은 헌법재판소장 지명이다. 여기에 윤의 대학동기이자 지기인 이종석 헌법재판관을 지명했다. 40년 지기라는 사람을 대법원장 후보로 지명했지만 국회에서 부결되었다. 이런 된맛을 보았다면 헌법재판소장에 대학 친구를 지명하지 말아야 했다.

'두 번까지도'라고 안이하게 접근했다간 큰 코 다칠 수 있다. 거대 야당이라고 해도 대법원장 후보에 이어 헌법재판소장까지 물 먹이지는 못할 것이라는 생각은 순진한 생각이다. 문제가 꼬이려고 할 때엔 입장을 바꾸어서 생각해 보는 것도 괜찮다.

국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무위원 임명을 강행한 사람이 20명 가까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국회를 무시하면서 필요할 때 국회 협조를 기대하는 것은 그야말로 철면피한 일이다. 윤 대통령 스스로 3권분립이라는 원칙을 내팽개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국무위원 임명에 있어서 대통령은 막가파식인데 야당에게 정치도의를 요구한다? 윤 대통령의 국정 쇄신엔 국회 국정감사가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여당 국회의원과 피감 기관의 증인들을 보면 알 수 있다. 하지만 당파에 구속되고 대통령 부부 방어는 전과 다를 바 없었다.

지난 강서구청장 선거 참패를 두고 여당의 임명직 당직자들이 모두 그만 두었다. 일말의 기대를 가지 않은 바 아니지만 바지사장이라 일컫는 김기현 대표는 건재했다. 선거 참패를 부분적으로밖에 인정할 수 없다는 말이다. 책임은 책임자가 지는 것이다. 지금 여당의 책임자는 김기현 대표다.

정치를 모르는 사람은 상황 파악에 둔할 수밖에 없다. 정치는 구두선으로 하는 게 아니다. 국민의 생각을 읽지 못한다면 여론에 귀 기울이는 노력이라도 해야 한다. 잘못했을 땐 사과에 인색해서도 안 된다. 총선이 반 년 앞으로 다가왔는데, 국민을 무시하는 ‘마이 웨이’를 계속할 때 그 후과가 적지 않을 것이다. 

취재부  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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