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시평] 유유상종의 합창 소리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Ph. D)

가만이나 있으면 좋았겠다는 사람이 있다. 흘러간 물을 되돌리고자 하는 용쓰는 사람이 그렇다. 또 짧은 지식으로 다중 앞에서 폼 잡으려는 사람을 보면 더욱 그렇다.

유유상종의 합창 소리에 말을 섞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하지만 '노정객' 대우 차원인지 언론에서 비중 있게 다뤄주니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것 같아 한마디 해야겠다.

김무성 얘기다. 그의 고향 부산에서 극우(보수가 아님!) 모임이 있었던 모양이다. 거기서 축사 시간에 반대 정파를 비난하는 말을 쏟아내어 박수갈채를 받은 것 같다.

그 기사를 보면서 저런 사람이 어떻게 6선 국회의원을 했으며, 한때나마 여당 대표를 지냈는지 의구심이 인다. 우리의 정치 수준을 보여주는 것 같아 헛웃음이 나온다.

그는 부산 회합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면 종북좌파라고 말했다. 국제 정세에 아둔한 발언일 뿐아니라 남북문제에 대해서도 사고의 일천함을 여과없이 드러내는 말이다.

'종북'이란 북한을 추종한다는 말 아닌가. 우리 남한의 경제력이 북한의 50배, 모든 면에서 앞서가고 있는데, 북한을 추종하다니! 큰 자가 작은 자를 추종하는 게 가당키나 한 일인가.

확언컨대 종북이란 북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관념의 산물이다. 비루한 토대 위의 극우를 지탱하는 것은 진보 세력을 종북으로 몰아붙이는 것밖에 없다. 그들의 유일한 자구책이다.

김무성은 나라를 바로 잡는 것은 선거밖에 없다고 했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선거로 종북좌파를 몰아내고 극우 정권을 확고하게 만들자는 말일 텐데 글쎄, 국민이 얼마나 받아들일까.

선거는 나라를 바로 세우는 민주주의 시스템이다. 번지수는 다르지만 동의한다. 친일파의 후예 극우 세력, 남북의 긴장 관계를 즐기려는 이들을 심판하고 민주주의를 확립하는 유일한 길이 선거다.

따라서 당장 코앞에 닥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부터 승리해야 한다. 극우 세력의 기세를 일찍이 꺾어야 한다. 그 여세를 몰아 내년 총선에 개혁진보세력이 승리한다면 그들의 입지가 극도로 좁혀질 것이다.

김무성은 부산에서 있었던 한 모임에서 "대한민국의 정치가 나라를 망치고 있다"고 말했다(사진=pressian.com).

김무성은 정치가 나라를 망치고 있다고 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지금의 집권 여당이 나라를 망치고 있다고 하는 것이 더 합당할 것이다. 그들의 이념적 갈라치기는 나라를 멍들게 한다.

김무성은 뜬금없이 윤석열을 극찬했다. ‘동분서주 불철주야’ 고생하고 있는 윤 대통령을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회한 정치인이 권력의 끈을 잡으려고 안간힘 쓰는 모습으로 비친다.

윤석열 대통령이 분주할 수 있다. 하지만 분주한 내용이 중요하다. 대통령으로서 진정 국가와 국민 전체를 위해 바쁘게 일하는 대통령인가에는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갖는다.

항간에는 이런 말도 떠돌아 다닌다. 그가 국민 전체를 대표하는 대통령이 아니라 극우 진영을 진두지휘하며 맹활약하는 선수의 지점에 있다고. 대한민국의 갈등은 여기서 출발한다.

그 어느 대통령보다도 외국 순방이 잦다. 국익을 위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크게 이익되는 것도 없다는 평가다. 그의 외국 순방에는 적지 않은 경비가 소요된다. 모두 국민 혈세다.

국민 혈세를 써가며 각국을 돌아다니는 것을 두고도 곱지 않은 시선이 있다. '대통령 놀이'를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아니라고 하겠지만 이런 소리도 귀담아 들을 줄 알아야 한다.

평화와 안정이 점차 멀어지고 있다. 대통령의 책임이 크다. 대통령이 브레이크 없이 막무가내로 치달릴 때 멈추게 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 여당에는 그런 사람이 없다.

대통령의 난폭 운전을 부추기는 사람들만 주위에 우글거린다. 빛바랜 노정객 김무성 같은 이까지 나서서 편달을 하고 있으니... 나라가 어디로 나아갈지 답답함에 체기를 느끼는 하루다.

발행인 gcilbonews@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