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Ph. D)

이동관이 방통위원장 자리를 꿰차앉고 나서 언론 지형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일부에선 올 것이 왔다며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방통위는 당장 가짜뉴스를 퇴치하겠다며 칼을 뽑았다.

가짜뉴스 대응 민관협의체를 방통위 내에 두고 대대적인 퇴치 작전에 돌입할 기세다. '민'이라 해 봤자 구글 네이버 카카오 메타 등 거대 포털 위주다. 거대 기업은 권력에 약한 특성을 갖고 있다.

이 협의체가 원칙과 공정에 입각해 일을 처리한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많지 않다. 이동관의 성향으로 보나 그가 과거에 한 일들을 볼 때 진보 언론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많다.

이런 예상은 공정을 해칠 것이라는 우려를 수반한다. 독재 정권의 특성 중 하나가 언론을 장악하는 것이다. 언론을 길들여 권력의 하수인으로 만들려 한다. 말을 듣지 않는 언론사는 문을 닫게 만든다.

12.12 쿠데타 후 전두환 정권 때의 언론사 통폐합이 대표적 사례이다. 그때는 총칼로 강제했지만 지금은 검권이라는 칼을 들이밀기 때문에 더 치밀하다. 제재의 교묘함이 할 말을 잃게 할 것이다.

SNS의 발달 후 가짜 뉴스는 사회를 혼란스럽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가짜 뉴스는 진보 언론 쪽보다는 오히려 극우 진영에서 더 많이 활용해 왔다. 이런 짓은 ‘악용’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이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금세 알 수 있는 가짜 뉴스가 사실인 양 유통된다. 그야말로 확증편향이요 내로남불이다. 정의와 진리는 유실되고 오직 극우 성향의 권력에 맞는 뉴스가 진짜로 둔갑한다.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에게 윤석열이 0.76% 차이로 승리한 것도 극우 유튜브의 공헌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재명에 대한 가짜 뉴스가 공공연하게 전파되었다. 나라를 김정은에게 갖다 바칠 사람이라고 했다.

이런 가짜 뉴스가 SNS를 통해 순식간에 퍼져 나간다. 투표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여부는 차치하고 극우 진영에 이익이 된다면 이런 가짜 뉴스를 만들고 전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이 일에 전광훈 유의 극우 기독교가 한 몫 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한 선교단체는 '가짜 뉴스 공장'까지 차려 놓고 극우지지 성향의 가짜 뉴스를 집중 제작‧살포하다가 덜미를 잡혔다.

이동관의 방통위가 이런 크고 작은 극우 언론의 활약(?)은 후원하면서 진보 언론의 입에 재갈을 물릴 것이라는 예상은 쉽게 할 수 있다. 아니라고 부인할지 모르지만 검찰 독재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이런 것은 민주주의를 근본부터 훼손하는 일이다. 어떻게 쌓아올린 민주주의인데 이렇게 무너뜨리려고 하다니! 역사를 후퇴시키는 일이어서 허탈감을 감출 수 없다. 정신 바짝 차려야 할 때다.

실제로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이후 조중동을 비롯한 극우언론은 제 철 만난 물고기처럼 날뛰고 있다. 메이저라고 하는 조중동은 신문의 내용뿐 아니라 제목마저도 극우 유튜버 수준이다.

국민 전체를 위한 언론을 포기하고 정권 입맛 맞추기에 바쁘다. 검찰 독재를 부추기고 있는 모습이 안쓰럽기조차하다. 극우 유튜버들이 정부 기관 요소요소에 들어가서 국정을 비틀어 대고 있다.

대표적인 게 통일부 장관 김영호다. 전문성이 의심될 뿐만 아니라 극우의 눈을 가진 그도 극우 유튜버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극우 유튜버들이 정부 주관의 공식 행사에 내빈으로 초청되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런 일의 뒤에는 윤석열과 김건희가 버티고 있다. 권력의 정점이 든든한 뒷배경이니 주저할 게 뭐가 있겠는가. 이번 추석 때 윤석열 대통령은 부부 이름으로 많은 지지자들에게 추석 선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극우 유튜브 가세연 운영자였던 김세의가 윤석열에게 추석 선물을 받고 감읍해하는 사진을 SNS에 올렸다. 이런 선물을 받고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윤석열이 갖고 있는 생각의 일단을 알 수 있지 않는가.

대형 포털 사이트와 플랫폼들이 사람들의 생각을 마음대로 재단하기 시작했다. 정권이 싫어하는 글은 삭제하거나 아예 올리지 않고 있다. 오죽했으면 하루를 SNS 비(非) 접속의 날로 정해 항의하려 할까.

대통령의 추석 명절 선물 얘기가 나왔으니 한마디 덧붙이자. 지금 김충섭 김천시장을 비롯해 경북의 단체장 여러 명이 재판을 받고 있다. 김 시장의 경우는 명절에 선물을 돌린 것이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자치단체장의 구속으로 김천 시정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TK에서의 국힘당 공천은 곧 당선과 직결된다. 당선을 위해서 선물을 돌렸다고 볼 수 없는 이유다. 대통령의 명절 선물은 괜찮고 지방자치단체장은 안 된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법 집행의 생명력은 공정한가 또 원칙에 충실한가에 있다. 가짜 뉴스 퇴치가 극우 진보를 가리지 않고 사실에 근거해야 되듯이 명절 선물의 위법성도 만인에게 똑같이 적용되어야 공감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

역사의 발전은 지그재그의 과정을 거친다고 한다. 하지만 시행착오의 회수는 적을수록 좋다. 상식을 벗어나지 않는 국정, 법 앞의의 만인에게 평등한 법 적용으로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를 희원해 본다.

발행인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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