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祝詩] 달달한 사랑

詩 / 정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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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사랑하려거든 그믐달처럼 바라보라.

보이지 않는 부분은 콩깍지에 넣고

그래도 궁금하면 향기로 처리하라.

오감의 안테나를 바짝 세우고 깨어 있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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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가까이 왔다 싶으면 반달처럼 바라보라.

그가 나머지 한 눈으로 응수하면

합하여 벅찬 미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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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내 반쪽이다 싶으면 월식처럼 안겨버려라.

새가 알을 품듯이 결사적으로 몰입하라.

사람은 달처럼 변모하고

사랑은 달처럼 변화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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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사랑하면 예쁜 피가 말초까지 달달하게 흐르고

촉수는 온통 우주를 향해 펼쳐지고 비상한다.

천지는 못내 사라지고

사랑만 확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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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어린 시인이 한가위 祝詩를 보내왔다. 시의 제목이 '달달한 사랑'이다. 제목부터가 추석스럽다. 달(月)의 크기를 기준으로 정해진 명절인 한가위. '달달한'의 수식어엔 달이 두 개나 겹쳐 있다. 그것이 사랑을 받쳐주고 있으니 추석 명절의 전부를 담고 있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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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이 동원된 시어도 일품이다. 보름달은 시각으로 상징되지만 후각(향기로), 촉각(촉수는), 미각(달달하게), 청각(안테나를)이 시각을 강력하게 받쳐주고 있다. 보름달 속의 토끼가 방아 찧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높은 수준의 독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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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아무리 소란스러워도 그래서 서민이 살기에 버거움으로 작용해도 추석 명절은 찾아오고 또 지나가는 것. 초승달을 채워 상현달이 되고 거기에 노고가 더해져 보름달이 되듯이, 채움과 더함의 주체는 우리 서민이다. 대신해 주지 않는다. 국가도 제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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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어도 넉넉한 기분이 드는 추석, 시인의 말처럼 사람과 사랑이 달처럼 변모 변화해도 보름달의 상태로 오래 머물기를 바라는 것은 인지상정일 것이다. 애독자 여러분들 모두 복된 추석 명절 되시기를 바란다(耳穆).

취재부  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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