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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고분은 '잃어버린 역사' 드러내는 보고…체계적 연구 필요"
yna 김예나 기자 | 승인 2023.09.18 00:05
세계유산 등재 의미는…"철기 문화·국제교류 자랑한 가야 역할 인정"
고분군서 공통된 특징 주목…"유산 주변 경관·도시 개발 등 점검해야"
경남 합천 옥전 고분군의 M3호분 모습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기원 전후부터 562년까지 낙동강 유역을 중심으로 명맥을 이어온 가야는 역사를 공부할 때 쉽지 않은 주제로 꼽힌다.

고구려, 백제, 신라와 함께 존재했지만, 남아있는 기록이 많지 않은 탓이다.

실제로 '삼국사기', '삼국유사' 등에는 가야에 관한 기록이 다른 나라보다 현저히 적게 남아 있으며, 그마저도 단편적이거나 일부에 그치는 사례가 많다.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면서 가야는 주변에 있는 여러 작은 나라 중 하나로 여겨지기도 했다.

조선시대에는 역사 지리서인 '동국지리지'에서 가야사를 복원하고자 했고, 정약용(1762∼1836) 같은 실학자들이 가야사를 연구했지만, '미지의 왕국' 혹은 '사라진 역사'라는 인식이 적지 않았다.

[그래픽] 한국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

(서울=연합뉴스) 박영석 김영은 김민지 기자 =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17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회의에서 가야고분군을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하기로 결정했다.
가야고분군이 등재되면서 한국이 보유한 세계유산은 16건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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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1980년대 이후 가야 유적에서 출토되는 각종 유물을 조사한 성과가 쌓이면서 가야의 존재가 서서히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는 가야의 옛 무덤, 즉 고분군이 있었다.

이한상 대전대 역사문화학전공 교수는 17일 "가야 고분은 '잃어버린 역사', '잊힌 왕국'이라 일컬어지던 가야의 역사·문화를 드러내는 보고(寶庫)이자 '타임캡슐'"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고분 유적 7곳을 묶은 '가야고분군'(Gaya Tumuli)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것과 관련, "한국 역사를 넘어 세계에서도 가야의 위상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가야는 하나의 (단일) 국가가 아니라 여러 국가가 점점이 선으로 흩어져 있었다. 마치 징검다리처럼 다른 나라와 활발하게 교류하며 문화적으로 거대한 용광로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경북 고령 지산동 고분군 야경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문화재위원회의 세계유산분과위원인 강동진 경성대 교수는 "가야 고분군 등재는 1∼6세기 동북아시아에서 철기 문화를 완성하고 국제 교류에 나섰던 가야 문명의 역할을 인정한 것"이라고 봤다.

강 교수는 고분군 7곳에서 볼 수 있는 가야의 독특한 특성을 강조했다.

그는 "고분군을 만드는 방식, 부장 유물, 묘제(墓制·묘에 대한 관습이나 제도) 시스템 등을 보면 일련의 공통점이 발견된다"며 "공간적으로는 떨어져 있으나 함께했던 가야의 연대 정신"이라고 짚었다.

2019년 2월부터 약 1년 6개월간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장을 지낸 박종익 전 소장은 등재된 고분군 가운데 경남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의 63호 무덤을 주목할 만하다고 밝혔다.

2019년 공개한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발굴 현장

위쪽 가운데가 39호분, 아래 왼쪽에서부터 62·38·63호분 모습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창녕을 거점으로 삼은 비화가야의 최고 지배가 묻힌 묘역에 있던 이 무덤은 당시 도굴 흔적이 없는 상태로 발견돼 무덤의 축조 기법과 장송 의례 등을 온전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박 전 소장은 "발굴 조사를 하던 중 틈 사이로 온전하게 유물이 놓여 있는 모습이 생생하다"며 "가야 고분군은 당시 문화와 매장 풍습을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약 10년 만에 세계유산 등재를 이룬 성과를 인정하면서도 앞으로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강동진 교수는 "과거에는 세계유산의 주변에 설정하는 '완충 구역'만 보호 대상으로 여겼다면, 최근에는 보호 대상으로 간주하는 범위가 더 넓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63호분 공개

[문화재청 제공]

강 교수는 "가야 고분군은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도시화한 지역을 끼고 있는데 세계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에 영향을 주는 경관이나 도시 개발 계획 등을 사전에 점검하고 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한상 교수는 가야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조사가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세계유산에 등재된 고분군 7곳은 가야 고분 전체 중 일부"라며 "축하의 샴페인을 터뜨리기보다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체계적인 연구·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 관람객이 와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과 홍보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경남 합천 옥전 고분에서 나온 금 귀걸이

왼쪽부터 보물 '합천 옥전 M4호분 출토 금귀걸이', 보물 '합천 옥전 M6호분 출토 금귀걸이'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학계 일각에서는 고분군이 경북, 경남, 전북 등 크게 3개 광역 지자체에 걸쳐 있다 보니 향후 통합적인 유산 관리와 점검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등재를 결정하면서 7개 고분군 전 지역에 대한 홍보 전략 개발과 통합 점검(모니터링) 체계 구축 등을 권고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계 관계자는 "등재가 확실시되면서 지자체 통틀어 수십 명이 해외 출장을 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치적을 과시하거나 예산을 확보하는 용도가 아니라 유산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힘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yes@yna.co.kr

yna 김예나 기자  gcilbonews@daum.net

yna 김예나 기자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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