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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충섭 시장, 불구속 재판은 불가능한가.
편집부 | 승인 2023.09.16 16:21

세상이 어떠하든 시간은 잘도 흐르고 있고 또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팍팍한 삶인데도 추석은 풍요로움을 느끼게 해서 좋다. 아마 추수와 맞물려 있어서 그렇지 않나 싶다.

명절이 되면 시골에 묻혀 사는 서생인 나에게도 잊지 않고 선물을 보내오는 사람들이 있다. 오랜 인연의 사람들이다. 40여 년 전 제자도 있고, 어려움을 함께 이겨낸 후배도 있다.

받는 선물만큼은 아니지만 나도 존경하는 몇 분에게 가벼운 선물을 보낸다. 정을 나누는 미풍양속의 하나라고 생각하고서 말이다. 이런 선물에 대해 요즘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얽히고설킨 세상 탓이리라. 선물이 뇌물로 둔갑하기도 하고, 또 뇌물이 선물로 바뀌어 지탄받는 일도 잦게 일어난다. 공직 선거에 마음을 두고 있는 사람들은 특히 더 조심해야 한다.

당장 김천시를 책임지고 있는 시장이 지금 구속 상태에 있다. 명절 때 지역 유지들에게 선물 돌린 것이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혐의이다. 그렇게 볼 소지도 없잖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건은 단칼에 정리해 낼 수 있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명절 선물을 선거법으로 걸려면 그것에 대한 인과관계가 증명되어야 한다. 누가 보든지 수긍할 수 있어야 한다.

가령, 명절 선물을 줌으로써 당선 가능성 없는 사람이 당선되었다든지, 그 선물로 인해 몇 표가 자기 쪽으로 왔다든지 하는 대강의 수치라도 잡혀야 법리가 성립되는 것이다.

선물을 준 자가 이것을 표 확보를 위해 준 것인가 아니면 그동안 해 왔던 관행을 따른 것인가의 문제도 따져봐야 한다. 김 시장과 관련 공무원들은 시종 후자임을 주장하고 있다. 시정을 도와줘서 고맙다는...

명절 선물을 받은 자들도 대부분 정치적 성향이 고정된 사람들이다. 선물로 표심이 바뀌지 않을 사람들이다. 명절 선물로 인한 인과관계의 희박성이 어느 정도 짚어질 것이다. 미풍양속은 법 이전의 관습 아닌가.

또 하나 지적하고 싶은 것은 법 적용의 형평성이다. 기초·광역 심지어 대통령까지도 명절에 선물하는 것이 관례화되어 있다. 그런데 유독 김 시장에게만 법의 잣대를 엄격하게 들이미는 데 대한 억울함이 없지 않을 것이다.

사회 질서 유지를 위해 법이 필요하지만 모든 것을 법으로 다스리려는 유혹은 피해야 한다. 이것이 법 만능주의의 유혹이다. 자칫 법이 공동체를 깨는 도구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김 시장 건은 법리를 다툴 여지가 많다. 아직 형도 확정되지 않았다. 이런 상태에서 자치단체장을 구속했다는 것은 김천시라는 지역공동체엔 크나큰 타격이다. 행정 공백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법 앞에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고 했다. 죄를 지었으면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 하지만 이 법언은 죄가 확정되었을 때 적용될 수 있는 말이다. 미확정의 상황에서 단체장 구속은 절제되어야 한다.

어린아이들이 딸린 부부가 죄를 지었다. 법을 엄격하게 집행하자면 두 사람 다 구속해야 한다. 하지만 재판장은 그 가정의 사정을 고려해서 부부 중 한 사람만 구속한다. 정상 참작이 이유다.

김천시장은 14만 시민을 대표하는 사람이다. 이런 시장을 증거인멸 가능성이라는 추상적 개연성을 갖고 구속한 것은 어느 모로 보나 무리수다. 빈대 잡기 위해 초가삼간 불 태우는 격이다.

뇌물은 철저히 배격하되 사랑과 정성이 담긴 선물 나눔은 권장되어야 한다. 사회를 따뜻하게 만드는 윤활유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반면, 표를 얻기 위한 선물 공세, 이런 것은 철저히 가려 엄벌에 처해야 한다.

예기치 않게 명절 선물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김충섭 시장이다. 그의 구속 기간도 보름이 지났다. 이 정도면 검찰이 의도한 대로 증거인멸 등 학습 효과도 충분히 적용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김 시장도 방어권 등 행사를 할 권리가 있다. 불구속으로 전환해서 재판을 진행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개인을 넘어 김천시를 생각해 주어야 한다. 숲을 보는 지혜가 필요할 때다.

 

 

명절이 되면 시골에 묻혀 사는 서생인 나에게도 잊지 않고 선물을 보내오는 사람들이 있다. 오랜 인연의 사람들이다. 40여 년 전 제자도 있고, 어려움을 함께 이겨낸 후배도 있다.

받는 선물만큼은 아니지만 나도 존경하는 몇 분에게 가벼운 선물을 보낸다. 정을 나누는 미풍양속의 하나라고 생각하고서 말이다. 이런 선물에 대해 요즘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편집부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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