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시평] 아이들과 선생님, 우리에겐 모두가 소중한 존재!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Ph. D)

한 영혼이 천하보다 귀하다고 했다. 생명의 소중함을 담고 있는 말이다. 생명은 침해받아서도 안 되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서도 안 된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의 죽음이 이어지고 있다. 교육 현장에서의 생활이 얼마나 힘들었으면 목숨까지 끊을까.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다.

교권이 무너지면 국가 장래가 어둡게 된다. 정치와 경제 등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문제가 있더라도 치유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교육은 그렇지 않다. 한 번 무너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다. 바로 잡는 데에도 긴 시간이 걸린다. 즉흥적 교육 정책이 위험하다고 하는 이유이다.

그래서 교육을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한다. 계획도 긴 안목으로 세워야 하고, 문제의 처방도 거시적으로 해야 한다는 뜻이다. 단견의 처방은 그래서 금물이다.

선생님들의 연이은 죽음이 학생 관리의 어려움에 기인한다는 평가다. 학부모들의 지나친 악성 민원이 학생을 담당하는 선생님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이것도 세태의 반영이지 싶다. 하나 낳아 잘 키우겠다는 부모들의 강박감의 결과이다. 모든 게 '내 아이' 중심이다. 아이 외에는 보려고 하지 않는다.

극단적으로 말해 '내 아이'만이 목적이고 그 외는 모두 수단이 되고 만다. 학교 친구들 나아가 선생님들까지도 내 아이를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이것을 시대의 흐름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렇다. 이건 개인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사회적 현상의 의미가 더 크다. 세계를 뒤덮고 있는 신자유주의 여파라고 생각한다.

좋지 못한 사회 현상을 제거하는 일은 각성된 개인의 힘이다. '내 아이'가 소중한 만큼 다른 집 아이도 소중하고, 가르치는 선생님도 소중하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에겐 선생님 나아가 학교를 쥐고 흔드는 부모가 크게 보일 수도 있다. 이런 왜곡된 생각이 아이에게 과잉 행동을 나오게 한다.

아이의 문제를 부모가 해결해 준다.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해 처리해 준다. 더 큰 문제를 잉태하게 된다는 것을 모른 채. 하지만 문제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장단기적 처방전이 필요하다. 결국 정부의 역할이다. 학부모의 각성이 단기적 처방이라면 교육환경 개선과 출생률 제고 등은 중장기적 처방에 해당될 것이다.

출생률을 높이는 것은 당면한 과제이다. 지금도 농촌 학교는 폐교를 막기 위해 절절하게 노력한다. 입학할 아이들이 없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정책적 대안 없이 이런 노력만으로 학교가 얼마나 더 유지될 수 있을까.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는 근본부터 새롭게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국가의 미래가 달린 문제이다.

하나뿐인 '내 아이' 현상엔 이런 배경을 갖고 있다. 지금 교육 현장이 우리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 보다 넓고 긴 안목으로 대책을 세울 것을 권한다.

전해 들은 이야기다. 한 3성 장군의 손자가 초등학교 다닐 때다. 이 손자는 할아버지가 장군이라는 것만으로도 주위의 부러움을 샀고 아이도 늘 으쓱했다.

이 아이가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켰다. 친구에게 폭력을 행사해 상처를 입힌 것이다. 그 학교에 막 부임한 담임 선생님이 아이의 부모를 학교로 초치했다.

이럴 때일수록 그 아이는 신이 났다. 할아버지가 장군이라는 것을 의식하고 나온 행동이다. 아이는 엄마아빠와 함께 할아버지가 꼭 학교에 가야 한다는 것이다. 본때를 보여주기 위해서...

새로 온 선생님이니까 자신의 폭력을 부모 초치로 처리한다고 생각했다. 괘씸하기 짝이 없다. 감히 장군의 손자를! 분위기 파악 못하는 선생님의 코를 납작하게 해 주어야 한다.

손자의 손에 이끌려 학교에 간 할아버지가 담임 선생님을 만났다. 그리고 무릎을 꿇고 큰절을 올리면서 손자가 옳지 못한 행동을 해서 죄송하다고 했다. 장군보다 높은 선생님, 아이에게 산 교육이 되었다.

베이비 붐 시대 때에 있었던 일이니까 오래 전 얘기이다. 지금 자라나는 세대에겐 동화 속의 한 장면처럼 여겨지겠지만 사실이 그랬다. 스승의 기를 살려주는 것은 학부모의 몫이다.

필자가 학교 다닐 때, 아이를 학교에 맡기면서 부모들이 선생님께 하는 말이 있었다. "제 아이 철부지입니다. 말 안 들으면 회초리로 따끔하게 때려 바로 잡아 주십시오."

‘내 아이’ 중심의 이기주의는 순간적으로 득이 되는 것 같다. 하지만 길게 보면 자기에게뿐 아니라 이웃 나아가 사회에 해 되는 일임을 알아야 한다. 교육에 큰 폐단이다.

'내 아이'가 소중한 만큼 다른 아이도 소중하고, 가르치는 선생님은 더 소중하다는 것을 우리 모두 인식하면 좋겠다. 이렇게 된다면 선생님들의 억울한 죽음도 사라지지 않을까.

발행인 gcilbonews@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