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순례] ⑱ 구미시 선산도서관

선산도서관 전경

선산도서관을 방문했다. 예전엔 선산군이었는데 지금은 구미시와 통합, 구미시 선산읍이 되었다. 도서관은 지역의 지적 수준을 말해준다. 모든 게 시원시원했다. 도서관 건물도 그렇고 주차장도 넉넉했다. 좀 일찍 방문할 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겉으로 드러나는 고정물은 사람이 움직이는 것이다. 건물이 하드웨어라면 직원들의 마음과 관내를 채우고 있는 내용물은 소프트웨어에 해당한다. 건물과 시설에 못지않게 직원들의 친절도도 A+이다. 환경도 깨끗하다. 기분이 좋다.

직원들의 친절도, 이것보다 더 큰 손짓이 있을까. 가령 이런 것이다. 수동적인 친절이 일반적으로 행해지는 것이라면 선산도서관 직원들은 능동적인 친절, 찾아다니면서 베푸는 친절이 특별하게 다가온다. 여기선 평상적인 것인데도.

기자가 방문했을 때 2층 엘리베이터에 내리자마자 직원이 친절하게 안내해 주었다. 관장을 찾자 자신을 가리켰다. 조은성 관장이었다. 명함을 주고받았다. 조은성 / 도서관운영팀, 차장으로 되어 있었다. 선산도서관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책임자다.

그런데 좀 색다른 게 있었다. 지금까지 방문한 도서관은 대부분 시ㆍ군립 아니면 교육청 소속이었다. 아니 작은 사립도서관도 있었다. 그런데 선산도서관은 구미시설공단 소속으로 되어 있었다. 시에서 위탁받아 운영하는 것이다.

구미에서 두 곳, 선산도서관과 봉곡도서관이 시설공단 소속이라고 했다. 보다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서일 텐데, 다른 한 편 장기간 근무로 모든 일이 손에 익고, 또 지역 친화에도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는 이점이 있겠다.

사실 선산은 지역적으론 좀 애매한 측면이 있다. 도회지도 아니고 그렇다고 농촌도 아닌... 행정구역 상 주소가 구미시 선산읍 선산대로 1400-16. 선산읍 인구 1만 5천여 명의 선산읍에는 규모가 다소 크지 않나 여겨졌다.

이 점을 지적하자 조 관장은 좋은 프로그램과 직원들의 정성을 다한 섬김으로 충분히 채워 나갈 수 있다고 답변했다. 그렇다. 외형과 직원들의 따뜻한 자세가 하모니를 이룬다면 좁은 것이 문제지 넓은 것은 전혀 문제가 안 된다.

2023년 선산도서관 하반기 문화강좌 리플릿을 내놓았다. Art플랫폼, 실전 독서지도, 보타니클 아트, 생활 중국어, 감성 캘리그라피 등의 강좌가 준비되어 있었다. 주민들의 필요 욕구에 부응하려는 노력이 엿보이는 강좌들이다.

도서관 장서 상황을 물어보았다. 비도서를 포함 9만 5천여 권, 여기에 문사철(文史哲)의 비중이 높은 것은 지역민의 인문학적 소양의 발로이지 싶다. 어딘지 모르게 ‘선산’ 그러면 선비 정신이 연상된다. 정신 가치로 지역을 이끌어 가겠다는...

1일 방문객과 대출 권수는 어떻게 될까? 여느 도서관과 마찬가지로 균일하지 않아 정확한 통계를 잡기가 어렵다. 1년 치를 한 달로 나누고 또 그것을 날 수로 계산하면 대강의 결과가 잡힌다. 다른 지역 도서관에 비해 결코 낮지 않았다.

방문객 수 200명/1일, 도서 대출 권수 150권/1일. 도서 대출이 방문객보다 적은 것은 일반열람실과 자료실 등의 이용객이 많다는 얘기가 될 것이다. 조 관장은 도서관이 지역의 사랑방 역할을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반열람실에서 꾸준히 공부한 사람이 시험에 최종 합격했다면서 감사 인사를 해 올 땐 도서관인으로서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좋은 학습 공간과 분위기 덕분에 합격할 수 있었다면서... 아이들 손을 잡고 오는 젊은 부모들이 많다.

선산도서관은 지하1층 지상3층 건평 2,942㎡이다. 평수로는 약 891평 정도 대지는 4,576㎡(1,387평). 열람석은 388석. 작지 않은 규모라는 것을 알 수 이이다. 이런 도서관을 11명의 직원이 매달려 정성을 다해 운영하고 있다.

오늘날의 도서관은 문화 복합 기능으로 자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의 중요성을 무시할 수 없다. 도서 구입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궁금했다. 월 3권까지 신청할 수 있는 희망도서는 100% 구입 비치한다고...

도서관이 하는 일들이 많았다. 풍경독서회(성인), 책읽는아이들(어린이)는 자랑하고 싶은 선산도서관의 독서동아리이다. 이 모임을 통해 시민들의 교양이 쌓여간다. 지역 주민 대상의 각종 체험 프로그램과 예술작품 전시회는 눈을 부요케 한다.

문체부는 올 공공 도서관 도서구입비 60억원을 삭감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줄일 것은 줄이지 않고 애먼 도서 구입비를 삭제하다니! 인터넷문화의 발달과 전자 도서 보급을 핑계로 대지만 책의 고유 기능은 줄어들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조은성 관장은 "지역 주민이 원하는 교육 및 문화 프로그램에 많이 오셔서 평생 교육의 재미를 맘껏 누리시기 바란다"고 했다. 도서관 현관 입구까지 나와 배웅하는 그에게서 친근한 선산도서관 이미지가 그려졌다. 오랫동안 좋은 상으로 남아 있을 것 같다.

취재부 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