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Ph. D)

총선이 8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2024년 4월 10일이 제22대 총선 날짜니까 꼭 8개월 10일 남은 것이 된다. 내년 총선을 겨냥하고 있는 정치인들의 물밑 움직임들이 감지되고 있다.

여야 협치가 국민의 절대적인 여망임에도 정치인들의 극한 대립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여당인 국힘당도 또 제1야당인 민주당도 내년 총선에서 패하면 재기 불능의 상황이 온다.

따라서 여야 모두 일전을 불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치하는 개인도 또 당도 긴장을 끈을 느슨하게 할 수 없는 이유다. 최근 여론의 추이를 보면 야당에 비해 여당이 크게 불리한 것 같다.

수도권에서 전멸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소리도 들린다. 여당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객관적 조건은 대통령을 가진 여당이 유리하고 또 쉬운 싸움이 되어야 함에도 그렇지 못하다.

즉 5년 임기의 대통령이 반환점을 돌기 전이어서 한창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상황에서 치르지는 총선이다. 따라서 그 힘이 정책에 반영되어 국민의 마음을 살 수 있는 시기이다.

하지만 대통령의 막무가내 정치는 이런 이점을 사상시키고 있다. 전통적 지지기반인 영남을 제외한 다른 지역 총선 출마자들은 가급적 대통령과 거리를 두려는 조짐이 벌써부터 보이고 있다.

대통령이 선거 마케팅이 부정적이란 얘기이다. 대통령과 거리를 두면 둘수록 당선 가능성이 많다고 보는 것이다. 역대 어느 총선도 이런 경우는 없었다. 아이러니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내년 총선에서 여당이 과반 이상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 대통령의 레임덕은 말할 것도 없겠거니와 정국이 격랑 속에 빠지게 될 것이다. 이것을 방지하게 위한 묘책이 뭘까?

좌로부터 김기현 윤재옥 박대출 이규철 의원(현 국힘당 지도부)

한두 가지 정도가 있을 것 같다. 중진 차출론과 수도권 당선 가능성이 있는 지방 정치인 차출론이다. 중진 차출론은 정치권, 국힘당 내부에서도 심도 있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지역성에 힘 입어 당선이 보장되어 있는 중진들에게 지역구를 내놓게 하고 대신 험지로 일컫는 수도권에 출진하게 하는 것이다. 개인으론 모험일 수 있으나 당이 사는 길이다.

영남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중진들이 먼저 여기에 해당된다. 김기현 당 대표(울산), 윤재옥 원내대표(대구), 박대출 정책위의장(진주) 등 지도부를 들 수 있다. 여기에 주호영(대구), 장재원(부산) 의원 등도 포함시킬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두 번째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경쟁력 갖춘 지방 정치인 차출론이다. 당사자들로 볼 때엔 모험이 따르는 일인 것은 분명하다. 당선이 보장되는 지방의 지역구를 내놓고 수도권에 출마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정치인으로 크기 위해서는 이런 모험이 필요하다. 과거 노무현이나 김부겸이 좋은 예다. 지역성을 타파하겠다며 당선 가능성이 많지 않은 곳을 택해 출마했다. 결과는 낙선이었지만 더 큰 정치인으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좌로부터 이준석 유승민 홍준표 주호영(국힘당 내 비윤 내지 반윤으로 분류되는 인사들)

구체적으로 정치인을 들라면 강원 태백·삼척의 이규철(현 국힘당 사무총장)과 권성동(강릉) 그리고 부산의 조경태 하태경 그리고 김천의 송언석 등을 들 수 있겠다. 이들은 수도권에 출마해도 당선 가능성이 있는 정치인들이다.

이들이 수도권에 출마해서 선전해 준다면 이들에게서 지역구를 물려받은 사람들은 지역성에 근거해 당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국힘당은 의석확보에 유리한 국면을 만들 수 있게 된다.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지금 국힘당은 친윤이 거대한 당내 카르텔을 형성하여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없는 구조다. 이건 당장 정치하기엔 편할지 모르지만 멀게 볼 때 당을 죽이는 일이다.

항간에는 지금의 국힘당 친윤 체제도 성에 안 차서 내년 총선 때 검차 출신을 대거 공천, 친윤 체제를 강화하지 않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이것은 실패할 수밖에 없는 자충수임을 알아야 한다.

오히려 반윤 비윤의 정치인들을 끌어안고 그들에게 공천을 줌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 현명하다. 민주주의 국가에서의 정치란 다른 목소리를 듣고 자신을 교정해가는 과정임을 알아야 한다.

좌로부터 송언석 하태경 권성동 성일종(비수도권에 지역구를 갖고 있는 사람들로서 수도권에 출마해도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인정받는 정치인들)

구체적 인물을 거론하라면, 젊은 표를 겨냥해서 이준석 전 대표를, 극우의 당내 흐름을 순화시키기 위해서 유승민 전 의원을, 당내 파벌 청산을 기대한다면 홍준표 대구시장과 손을 맞잡는 게 좋다.

총선은 국정의 주도권을 어느 당이 잡느냐의 문제와 결부된다. 그렇기 때문에 무조건 이기고 봐야 한다. 후보를 많이 당선시켜야 한다. 그렇지 못할 때 당은 힘을 잃을 것이요, 대통령의 레임덕은 빨라질 것이다.

여야 각 정당이 내년 총선에 대한 검토를 깊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검토는 필요하지 않다. 총선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원수도 동지로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귀 담아 들을 필요가 있는 말이다. 

이명재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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