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저서를 출판하고... - 김천일보 김천iTV

필자 이명재 목사

첫 저서 출판... 새로운 경험

새로운 경험은 설렘을 동반한다. 새로운 만큼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배움도 적지 않다. 책 한 권 출판하고 직간접적으로 얻은 것이 많다. 나의 삶까지 되돌아보게 된다.

이번에 낸 책 출판에 대한 원칙이 몇 가지 있었다. 먼저, 내가 거주하는 김천 소재의 출판사에 맡긴다는 거였다. 수도권에 있는 출판사에 의뢰하려다가 일찌감치 접었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굳이 이유를 찾는다면 비용 문제와 출판에 관련되는 편의성을 감안했다. 출판사에서 비용은 책 출판 뒤에 정산하자며 염려하지 말라고 했다.

아무리 SNS가 발달한 오늘날이라고 해도 전자 통신으로 안 되는 게 있다. 출판사를 직접 방문해서 해결해야 할 일들이 있는데, 이럴 땐 먼 곳보다는 가까운 곳이 훨씬 났다.

이건 설득력 있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겠다. 또 설령 그런 마음을 내심 갖고 있더라도 자화자찬이 되기 쉽다. 지역 경제에 작은 도움이 되고자 김천의 출판사를 선택했다는 것.

책 출판을 위해 정한 몇 가지 기준

모양 갖춘 책이 나오자마자 당장 대두되는 문제가 판매를 어떻게 하느냐는 것이었다. 내가 책을 팔러 다닐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책을 만들어 준 출판사에서 판매까지 떠맡겠다고 했다.

출판 과정도 어려움이 따르지 않은 건 아니다. 판매는 몇 갑절 더 힘든 일이다. 들어오는 대로 주문을 받아서 포장을 하고 수신자 주소를 쓰고 우체국 또는 택배회사 사무실로 가서 부치는 일.

대부분의 주문이 단권인 만큼 거기에 들어가는 노고가 눈에 훤하게 그려질 정도로 손이 많이 가는 일이다. 이것을 출판사에서 자임한다고 하니 얼마나 고맙고 반가운 일인가.

책 판매 대금 관리를 위해서 출판사 명의의 통장도 따로 하나 만들겠다고 했다. 나는 이런 사실을 정리해서 책 광고를 겸해서 SNS에 올렸다. 반응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판매까지 맡아 준 출판사... 디자인나무

축하의 댓글들이 달렸다. 이어 인터넷서점에 책 이름을 쳐도 책이 뜨지 않는다는 물음들이 많았다. 군소도시의 작은 출판사가 인터넷서점과 처음 거래하는 데는 적지 않은 난관이 있다.

한 인터넷서점과는 판매 문제의 협상이 지금까지 진행 중이다. 곧 가부가 결정 날 것 같다는 말을 출판사 대표로부터 들었다. 인터넷 판매의 편리함에 동승하는 일도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지인들로부터 책과 통장 번호를 보내달라는 연락을 여럿 받았다. 출판사 연락처를 주면서 미안하지만 그곳으로 주문해 주면 좋겠다고 정중하게 부탁했다. 감사하게도 그 경로를 밟아 주었다.

목회자 서로돕기 운동을 펼치는 더조이유니언(대표 김성찬 목사)에서는 거금 50만 원을 송금하며 책 30권을 주문했다. 정가 1만 5천원 x 30 권 = 45만윈인데 거기에 알파를 더한 것이다.

많은 분들의 격려에 힘입어 용기를 갖게 되고

책 한 권을 구입하고 몇 배의 값을 송금한 분들도 있고, 많은 사람들이 정가에 택배비까지 얹어서 송금을 했다. 인터넷서점을 통해서 구입한다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는 않을 텐데...

책 출판 소식을 듣고 또 많은 분들이 전화와 문자 메시지로 축하해 주었다. 청악 이홍화 선생은 손수 축하 글을 써서 보내 주었고 경북보건대 이은직 총장은 예쁜 축하난을 보내주었다.

또 과거 한 때 서울에서 사회운동을 같이 한 후배는 책을 꼼꼼하게 읽고 재판 찍을 때 참고하라며 교정 본 것을 보내주었다. 또 '글쓰기 교본으로 굿!'이라면서 SNS에 포스팅까지 해 주었다.

출판기념회 안 하느냐고 재촉하는 사람들도 있고, 북토크 한 번 하자고 독촉하는 분들도 있다. 시사성을 띤 평론집 아니면 문학 작품집이라면 모를까 밋밋한 글쓰기 가이드북이어서 글쎄...

첫 발을 내디뎠으니... 좋은 결과물들이 이어지기를

책을 사랑하고 글을 많이 쓰는 편이다. 처음 만나 인사 나눌 때 상대방으로부터 '쓰신 책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질문을 받곤 한다. 없다고 하면 의외라는 반응을 보인다. 미안한 마음이 인다.

부족하지만 첫 발을 내디뎠으니 앞으로 좋은 결과물들이 이어지기를 바란다. 분류해 둔 원고들이 적지 않다. 학술서, 시사평론, 서평, 여행기, 설교, 시평(詩評), 묵상집, 추도문 등 내용을 차치한다면 꽤 분량이 많다.

글은 곧 소통이고 약속이다. 말한 것처럼 살기란 어려운 일이다. 글도 말에 뒤지지 않는다. 글을 쓴다는 것은 자기 절제고 나아가 인간답게 살겠다는 자기 선언이다. 많은 응원 부탁한다.

편집부 gcilbonews@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