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 더위

詩 / 이재환

태양을 품은
바다는 잠을 자고

시골집 멍멍이는
혀를 내밀고 가쁘게 숨을 쉬고

텃밭에 농작물은
기진맥진 처져 있고

빨랫줄에 앉아 있는
빨래는 신나서 웃고

마스크 쓴 사람들은
힘들어 말을 못 하네

* 폭염이다.  연 이틀  35도를 넘는 기온을 기록하고 있다. 바깥 출입을 삼가라는 문자가 연신 날아든다. 비가 와도 걱정 너무 맑아도 역시 걱정이라더니 장마 뒤 땡볕 더위가 딱 그짝이다. 삼복 더위를 탈출하는 방법은 없을까. 그때 눈에 잡힌 것이 이재환의 시 '삼복더위'이다. 자연과 인공이 교차되어 있는 시, 삼복 폭염을 식히기 위해 적절한 시어를 찾아낸 시가 이 시이다. 태양-바다, 시골집-멍멍이, 텃밭-농작물, 빨랫줄-빨래, 마스크-말... 이런 상관 대칭어는 자연과 인공을 전부 안고 있다. 자연의 대표가 바다라면, 인공의 상징어가 마스크이다. 더위를 생각하면 바다가 떠오르고 코로나19의 공격에 고안해 낸 것이 마스크이다. 따라서 이 둘은 폭염을 이기게 하는 두 개의 기제로 작동한다. 폭염 극복은 정신이 중요하다는 것을 시를 통해 실감할 수 있다(耳穆).

편집부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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