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Ph. D)

윤석열의 정치를 오기 정치라고 했다. 능력은 미치지 못하면서도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마음이 오기(傲氣)이다. 오만방자한 마음이 반드시 따른다. 국민의 생각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방식을 고집한다.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잡기에 여념이 없다.

문제는 그 생각이라는 게 특수부 검사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여론을 무시하는 오기 정치는 인사(人事)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민주주의에 걸맞는 인사는 국민의 뜻을 받들어 해야 하는 게 정상이다. 아무리 하고 싶어도 국민이 싫어하면 접는 게 옳다.

오늘 한 사람이 검찰 출신 고위 공직자 16명의 명단을 올린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정권의 핵심 자리를 검사 출신들이 장악하고 있었다. 법무장관 한동훈에서부터 금융감독원장 이복현에 이르기까지... 여기서 나올 수 있는 정치란 과연 어떤 것일까.

검찰공화국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이 부정적 단어에 대해 윤석열을 비롯해 당사자들이 적극적으로 항변하지 않는 것을 보면 그들도 인정하는 것 같다. 군사독재 때보다 더 독하는 말이 나온다. 검찰 출신이 지배하는 나라...

검찰공화국이 안 되는 것은 지나온 검찰 역사를 조금만 들춰봐도 명확하다. 일제강점기부터 시작해 이승만과 박정희 독재 정권에 이르기까지 불의한 권력의 주구로 활약(?)해 온 그들이다.강자에 빌붙어 약자 위에 군림해 온 그들의 속성은 변하지 않는다.

어떻게 하다 보니 그들 중 대통령이 나오고 또 요소요소에 자리해 권력을 행사하게 되었으니 이젠 두려울 게 있을 것 같지 않다. 검찰 출신이 아니면 명함도 내밀지 못할 상황이 되고 말랐다. 충분히 예상했던 바 아닌가! 이런 정권을 탄생시킨 국민의 책임도 적지 않다.

오기 정치를 언급했다. 인사에서 두드러지게 드러난다고도 했다. 다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는 그것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을 이동관의 방통위원장 임명으로 본다. 언론계에 '사냥꾼'으로 알려진 이(李)를 지지하는 사람은 윤석열 측근 몇과 국힘당 극우 의원들뿐이다.

통일부장관에 임명된 김영호와 방통위원장에 지명된 이동관

언론인을 비롯해 대부분의 국민이 반대한 이동관을 방통위원장에 임명한 것은 그들 입장에선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언론을 장악하고 길들여서 현 권력 쪽으로 줄 세우겠다는 것이다. 그 안엔 내년 총선을 꼭 승리해야 한다는 절박한 희망이 녹아있다.

공정과 정의로 정정당당하게 경쟁해서는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이 정권은 잘 알고 있다. 내년 총선 승리는 그들에게 절체절명의 과제이다. 윤석열 정권 2년! 진정 국민을 섬기는 정치를 했다면 표를 얻는 데 큰 어려움이 따르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실기(失期)했다.

국민을 섬기는 정치와는 동떨어진 길을 걸어왔다.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고작 한다는 것이 하나에서 열까지 전 정부 탓만 했다. 거기에 북한 혐오화(嫌惡化)를 북돋아 전쟁 분위기를 확산시켰다. 친일과 대미 종속에 나라의 미래를 맡겼다. 될 일인가?

북한 흡수론자인 김영호를 통일부 장관으로 임명한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지 않나. 통일을 막는 통일부 장관이란 비아냥 소리가 빗발친다. 임명권자도 임명된 사람도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 서바이블 게임과도 같은 국가 경쟁 하에서 하나 되어도 버겁기 그지없는 상황 아닌가.

여기에 한 술 더 뜬 인사가 방통위원장으로 임명된 이동관이다. 그의 뇌리에는 반공과 언론 장악으로 꽉 차 있다.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 차 사무실로 첫 출근을 하면서 내뱉은 말이 '가짜 뉴스와의 전쟁'이란다. 맞다. 가짜 뉴스 추방되어야 한다.

정부 요직을 꿰찬 윤석열 사단으로 명명된 인사들

그러나 가짜 뉴스 추방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언론을 보는 시각이다. 극우의 눈으로 보면 많은 보도가 가짜 뉴스로 치부된다. 오직 극우를 지지하는 뉴스만이 진짜 뉴스로 둔갑한다. 윤석열의 극우 정권에 안성맞춤의 인사라고 그들은 쾌재를 부른다.

언론을 잡으면 여론의 70% 이상을 확보한 것이 된다는 말이 있다. 돈 앞에 약해지지 않는 언론은 없다. 벌써 윤석열 극우 정권의 입맛에 맞는 뉴스거리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앞일이 심히 걱정되는 이유다. 현 정권에 빨대를 꽂고 낭산하는 뉴스 거리란...

이젠 윤석열에게 오기 정치를 접으라고 말하기도 싫다. 길은 하나 있다. 국민이 심판하는 일이다. 표가 총칼보다 무섭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검찰 독재도 국민의 힘 앞에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 주어야 한다. 지금 국민의 한계가 임계점에 도달한 것 같다.

발행인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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