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리, 나리, 당나리

지난해 저도 모르는 나리 하나가
씩씩하게 자라나 예쁜 꽃을 피웠다고 했습니다.
알고 보니 아내가 얻어서 심었던 것 같은데
자기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어쨌든 그걸 캐어서 작은 인편까지 다시 심었더니
올해는 무려 10포기나 꽃을 달았습니다.

수십 개의 꽃봉오리가 끊임없이 터져서
노랗게, 노랗게 꽃밭을 오랫동안 장식해 주고 있습니다.
그 녀석의 이름은 '아시아틱 나리 세라다'입니다.
불행히도 향기는 없지만 정말 기특합니다. 

그 장소엔 다른 나리들도 함께 자라고 있는데
처음으로 꽃이 핀 건 우리나라 나리의 원조라고 하는
'섬말나리'인데 꽃이 피는 듯 지고 말았습니다.
2년 동안이나 기대했지만 올해도 꽃이 영 시원찮았습니다.

그리고 뒤늦게 핀 
또 다른 나리가 '당나리'입니다.
구하기 힘든 토종나리라고 해서 
한 포기에 2만 원씩이나 주고 세 포기를 심었는데 
이것 역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꽃이 시원찮습니다.

'당나리'라는 이름은 
중국에서 전래된 나리라는 뜻입니다.
약용식물로 널리 재배해던 당나리는
예로부터 흰 꽃을 피운다는 뜻에서 
'흰나리'라는 이름으로도 불렀다고 합니다.

꽃은 꽃대 끝에 1∼4개씩 옆을 향하여 달리고 
바깥쪽은 붉은빛을 띤 갈색이 돌며, 
안쪽은 연한 황색이었다가 백황색으로 변합니다.
향기는 엄청 강해서 부근에만 가도 
좋은 향기를 맡을 수 있습니다.

나리와 백합은 같은 것입니다. 나리=백합.
백합(百合)은 수많은 인편(鱗片)이 모여 있다는 뜻이며,
우리나라에서는 모두 ‘나리’로 부르기로 했습니다.
영어로는 ‘릴리(Lily)’고요.

'나리'는 잎이 서로 어긋나며 돌려나는 게 특징이지요.
꽃잎은 6개의 갈래 조각으로 되어 있고요.
나리는 가을에 심는 추식구근이지요.

우리나라의 자생나리로는 
참나리, 땅나리, 중나리, 하늘나리, 날개하늘나리, 
솔나리, 털중나리, 말나리, 하늘말나리, 
섬말나리 등이 있습니다.

정윤영  gcilbonews@daum.net

정윤영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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