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성초라 불리는 약모밀

시골에 들어와 처음으로 
창문 아래 심은 식물이 박하와 약모밀,
그리고 메리골드였습니다.
올해로 16년째 가꾸고 있습니다.

가꾼다기보다는 그냥 관상하고 있습니다.
바람이 불면 향기로운 박하 향이 나고 
벌레들의 침입도 적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엔 아내가 페퍼민트까지 심었습니다.

약모밀은 약모밀이란 본명보다
'어성초(魚腥草)'란 한약명으로 훨씬 더 많이 불리는
'삼백초과'의 여러해살이풀입니다.

어성초란 이름은 '물고기 비린내풀'이란 뜻인데
잎을 비비면 물고기 비린내 같은 냄새가 
아주 심하게 나기 때문입니다.

집에 오는 손님들에게 고구마 잎을 닮은 
약모밀의 잎을 따서 냄새를 한번 맡아 보게 하면
어떤 사람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는데 반해
어떤 이는 눈도 깜박하지 않고 향기가 좋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걸 보면 향기나 냄새에 대한 기호는
사람에 따라 차이가 많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5-6월에 하얀 잎 4장이 달린 
귀여운 꽃을 피우는데, 꽃술이 불뚝 솟은 모습입니다. 
사실 '꽃잎'처럼 보이는 것은 포엽(꽃턱잎)이고, 
꽃술처럼 보이는 것이 작은 꽃들이 모인 것입니다.

흰색의 뿌리가 옆으로 길게 길게 뻗는데
땅속으로 깊이 박혀 쉽게 제거가 되지 않습니다.
박하나 페퍼민트를 더 좋아하는 아내가
3년 전부터 약모밀을 없애려고 무지 노력을 했습니다만
결국 두 손을 번쩍 들고 말았답니다.

이렇게 질긴 성질이니 당연히 약효도 있겠지요. 
어성초(약모밀) 추출물로 만든 화장품은 
피부 진정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몇 년 전에는 발모에 효능이 있다고 
어느 종편에서 떠드는 바람에 난리가 난 적도 있었습니다만
전혀 그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하여튼 어느 곳에서나 잘 살고 
번식을 잘 하며, 관상가치도 있고 약효까지 있으니
지피식물로 심어볼 만한 식물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번식력은 정말 무섭습니다.

정윤영  gcilbonews@daum.net

정윤영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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