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수첩] 자격 미달자의 과잉 언행-김기현의 대표 연설을 듣고

사회에 희망이 보일 때 언론도 힘이 솟는다. 국민은 더 말할 것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희망이 아니라 좌절감을 느끼면서 인고의 시간을 보내야만 하니 어떻게 된 일인가.

모든 나라가 비슷하지만 우리나라는 정치적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편이다. 부도덕한 정치인들이 희망을 내팽개치고 과 저주와 투쟁으로 사회를 걷잡을 수 없이 수렁으로 내몰고 있다.

그 원인 중 하나가 자격 안 되는 사람들이 자리를 꿰차고 앉아 있기 때문에 오는 현상이다. 여당 대표의 국회 연설을 시청하고 깜짝 놀랐다. 군소 정당 대표의 한풀이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가 반발할지 모르나 김기현은 여당 대표로서 자격 미달이다. 땅 투기성 의혹에서부터 인성에 이르기까지 흠결을 따지자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의 지나친 언행은 이런 것을 감춰보겠다는 술수로 읽힌다.

20일 국힘당 김기현 대표가 국회에서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기현은 스스로의 힘으로 국힘당 대표가 된 사람이 아니다. 대통령의 의중을 읽은 대통령실의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것이 그의 재량권을 결박하는 그물이 되고 있는 것 같다.

자격 미달자는 그것을 감추기 위해 도 넘는 말을 하고 과잉 행동을 하게 된다. 이런 언행을 하고도 그것이 지나치다는 것을 모르는 것을 미련하다고 한다. 주위에서 발맞춰주면 스타가 된 것처럼 착각한다.

오늘 김기현의 당 대표 연설은 전혀 준비 없이 나온 것 같다. 덜 떨어진 비서가 써 준 원고를 마치 선거 유세하듯 고성 내지른 것밖에 없다. 연설 중반부터는 목까지 쉬어 듣기가 영 거북했다.

여당 대표는 좀 어른스러워야 한다. 아니, 어른스러운 것까지는 기대하지 않더라도 야당 '까기' 일색으로 연설을 이어가서는 안 된다. 국민을 대상으로 해야 할 연설을 하루 전 한 야당 대표 연설 때리기로 일관했다.

마치 극우단체의 대표가 늘어놓는 반응없는 메아리처럼 들렸다. 이렇게 하는 데는 믿는 구석이 있을 것이다. 윤 대통령이다. 자격 미달인 것은 서로에게 교집합이다. 미달의 사람에겐 미달의 관계로 함께 할 때 어울리는 법이다.

이런 이들이 당분간 설칠 텐데 어떻게 해야 하나. 기대가 실망으로 바뀔 때 국민이 받는 충격은 의외로 크다. 이제부턴 생각을 전환해야겠다. 저들에게 희망을 기대할 게 아니다.

스스로 좌절의 골을 메워가는 방법을 터득해야겠다. 군주민수(君舟民水)라는 말이 있다. 임금은 배요 백성은 물인데, 물이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화나면 배를 엎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여전히 유효한 말이다.

취재부 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