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보윤식(함석헌평화연구소 대표, 문학박사)

비열한 마음에서 SNS에 글을 올리지 못했는데 많은 벗들에게 미안하다. 용기를 내어 한 꼭지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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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균이 지은 홍길동전을 아실 것이다. 홍길동전은 민중의 역할이 무엇인지 또 어떠해야 하는지를 우리에게 말해 준다.

허균은 조선왕조 500년을 통틀어 유(儒)ㆍ불(佛)ㆍ도(道)ㆍ무(巫) 그리고 천주교를 지식과 신앙으로 소화한 유일한 인물이다.

허균은 소설 <홍길동전>을 통해 부패한 권력에 도전하는 간접 저항의 길을 찾기도 한 인물이다.

민중의 저항론을 체계화시키는 <호민론(豪民論)>을 저술하여 민중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하였다. ‘호민론’은 민중의 역할에 대해 수백 년 앞질러 내다본 탁견이라 할 수 있다.

천하의 가장 무서운 존재는 오직 민중뿐이라고 단언하면서, 그는 민중을 항민(恒民)ㆍ원민(怨民)ㆍ호민(豪民)의 세 부류로 나누었다.

항민은 관의 지시에 순종하면서 사는 부류, 원민은 관의 착취에 원성을 보내는 계층, 호민은 나라에 변고(變故)가 생기면 이를 막아 정상적으로 진전하도록 원하는 저항계층이라 하였다.

교산 허균상과 그가 쓴 소설 <홍길동전> 필사본

허균은 이 호민을 진나라에 반기를 들었던 초나라의 진승(陣勝)과 오광(吳廣), 한나라 말기의 황건적, 당나라 말기의 왕선지(王仙之)와 황소(黃巢) 등이라 하고 조선에서는 견훤과 궁예를 예시하였다.

그리고 자신은 저서 <홍길동전>의 작중인물인 홍길동을 이런 호민으로 등장시켰으며, 스스로는 왕조전복의 거사를 도모하다가 광해 10년(1618) 8월, 50세를 일기로 모반죄명을 쓰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허균의 사회 비판적 의식과 안목은 주자학 중심의 주류사회에서 인륜도덕을 어지럽힌다는 명목으로 폄하되었다.

<홍길동전>이 허균 작품이라는 것도 구한말 갑오경장 이후의 일이었다고 한다. 기나긴 고난사의 주인공임을 알 수 있다.  

황보윤식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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