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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장 1천㎞' 러 방어선, 곳곳 허점…"용의 이빨 들쭉날쭉"
yna 김동호 기자 | 승인 2023.06.13 20:36
CSIS "요새화 인상적…우크라의 영토 탈환 막기엔 불충분" 공격방어균형 이론상 우크라 반격 이점에 무게 실린다는 분석 러, 카호우카 댐 붕괴로 드니프로강 동쪽 10㎞ 후퇴 확인
바흐무트 전선에서 불을 뿜는 우크라이나군 전투차량

[AP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지에 구축한 방어선 곳곳에서 취약점이 노출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서방에서 제공받은 첨단 화기로 중무장하고 영토 탈환에 나서는 우크라이나의 '대반격' 기세를 막아서기에는 불충분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13일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최근 펴낸 '우크라이나의 공세 작전 : 공격방어균형 전환' 보고서에서 "앞서 벌어진 전쟁을 봐도 알 수 있듯 요새화와 같은 조치는 방어자에게 유리함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CSIS에 따르면 러시아의 유럽 방면 방어선은 총연장 약 2천㎞로,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다. 이 중 우크라이나 영토 내에 포함되는 구간만 1천㎞에 달한다.

러시아군의 방어 진지는 차량 이동을 막아서는 장벽, 보병들을 위한 참호, 포병과 전투차량들을 위한 사격 위치 등 약 2㎞ 정도에 이르는 두께로 겹겹이 구성된다.

CSIS는 지난 5월 2일 위성 사진으로 촬영된 우크라이나 미하일리우카에만 약 30㎞에 걸쳐있는 러시아군 방어선을 예로 들었다.

맨 앞에 '용치'(龍齒·용의 이빨)로 불리는 뿔 모양의 탱크 저지용 구조물이 길게 늘어섰고, 250m가량 뒤에 참호가 파였다. 그 뒤에는 차량 진입을 막는 도랑과 또다른 용치 저지선이 놓였고, 더 후방에 소규모 참호들과 전투차량들이 배치됐다.

도합 4중 방어선이다.

CSIS는 "러시아 방어 요새의 규모는 인상적"이라면서도 "우크라이나군이 전선을 돌파하고, 러시아군이 불법적으로 점령한 영토를 탈환하는 것을 막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짚었다.

러시아 방어선에 설치된 '용의 이빨'이 손상된 모습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CSIS는 '공격방어균형' 개념으로 이를 설명했다. 기술, 지리, 등 다양한 요소가 공격 및 방어의 상대적인 이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군사이론이다.

먼저 1년여간 전쟁이 지속되면서 러시아군, 특히 육군 병력이 큰 타격을 입었다고 CSIS는 언급했다. 방어선 전역에 배치할 정도로 병력이 충분한 상황이 아닌만큼 공백을 메우기에 급급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전선이 광범위한 점,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익숙한 지형이라는 점 등이 우크라이나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관측됐다. CSIS는 2차 대전 때 나치 독일이 벨기에 방면으로 우회, 프랑스의 장장 450㎞ '마지노선'을 무력화했던 사례도 들었다.

CSIS는 보유한 전투인원 대비 배치해야하는 공간의 면적, 즉 '병력 대비 공간 비율'(force to space ratio)가 러시아 입장에서 큰 것이 약점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가 '마지노선' 2배 이상인 우크라이나 내 방어선을 빈틈없이 막아내는 것보다, 우크라이나가 취약점을 돌파해내는 것이 훨신 쉽다는 의미다.

특히 국제사회에 널리 알려진 러시아의 '용치' 역시 그 위력이 기대에 못미칠 것이라는 지적이다. CSIS는 "용치는 러시아 방어의 상징으로 언론의 관심을 끌었으나, 그 품질이 들쭉날쭉하다"고 꼬집었다.

용치는 땅 밑에서 콘크리트로 단단히 연결된 후 매립돼야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데,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되는 사진들을 보면 일부 구조물들은 연결 없이 그저 지상에 얹어진 상태로 분석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일부 용치는 우크라이나에 설치된 이후 풍화를 겪으며 상태가 매우 저하된 것으로 분석됐다.

참호 만드는 러시아군

[타스 연합뉴스]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유불리가 엇갈린다. 우크라이나는 드론을 이용한 무인항공기시스템(UAS)을 접목해 전쟁 수행력을 끌어올렸지만, 러시아는 뛰어난 전자전 역량을 통해 이에 맞서왔다.

CSIS는 전투에 임하는 장병들의 사기 또한 우크라이나가 앞서 있다고 판단했다. 조국 영토를 지켜내겠다는 동기부여가 강렬하다는 것이다. 반면 러시아의 경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제국의 일부'라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주장이 군인들을 얼마나 설득해냈는지 불분명해 보인다고 CSIS는 언급했다.

CSIS는 "이번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전쟁의 향배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취약점을 얼마나 잘 이용하는지, 기술과 전략, 전력 배치, 민족주의 등의 요소를 효과적으로 통합해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미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에 따르면 지난 6일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州) 카호우카 댐 붕괴 이후 홍수가 발생하면서 드니프로강 동쪽에 주둔 중이던 러시아 점령군 일부가 10㎞ 후방까지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진지 일부는 강 서안에 위치한 우크라이나군을 공격하는 것 외에도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대비하는 방어 요새로 마련된 것이라는 점에서 이번 후퇴가 향후 전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카호우카 댐 붕괴로 물에 잠긴 마을

[AP 연합뉴스]

dk@yna.co.kr

yna 김동호 기자  gcilbonews@daum.net

yna 김동호 기자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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