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영의 자연일기 - 하늘거리는 꽃 세로티나벚나무

정윤영 | 승인 2023.05.14 20:23

♤ 하늘거리는 꽃 세로티나벚나무

13년 전인 2010년,
귀룽나무라는 좋은 나무가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수소문 끝에 종묘사에서 파는 어린 묘목을 구했습니다.

몇 년 뒤, 꽃이 구름처럼 달렸는데
아무리 봐도 귀룽나무 꽃과는 달랐습니다.
알고 보니 세로티나벚나무였습니다.

세로티나벚나무는 귀룽나무와 비슷한 꽃이 피어
미국귀룽나무라고도 하는데
이걸 '귀룽나무'로 팔고 있었던 겁니다.
실망이 컸습니다.

그리고 몇 년 뒤,
다시 귀룽나무를 구해 심었습니다.

세로티나벚나무는 속성수입니다.
실제로 지금 우리집에서 제일 키 큰 나무가 되었습니다.
장미과의 교목으로 미국 원산이며,
벚나무와 달리 잎이 난 다음에 꽃이 핍니다.

잎은 귀룽나무보다 훨씬 작은데
잎의 앞면에 광택이 있고 앞뒤가 모두 매끈합니다.

수술이 길어 풍성해 보이는 꽃에는 꿀이 많아
미국에서는 밀원수(蜜源樹)로 키우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꽃이 피면 벌이나 풍뎅이가 엄청 많이 찾아옵니다.
나무 아래 서 있으면 벌 소리가 요란합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우리가 비싼 가격으로 수입하고 있는
고급 목재 '체리목'이 바로 세로티나벚나무였습니다.
체리목은 목재의 질이 우수하고 무늬가 예뻐
가구재로 인기가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