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선바우(立岩)에서....

성주쪽에서 증산방향으로 
한참을 달리면 묘하게 생긴 방구가 하나 보일겁니다. 
안내책자에는 무흘구곡 중에서 제4곡이라고 적혀 있더만요.

사실 저는 
무흘구곡이니 한강 정구 선생이 명명을 했다느니.... 이런 것은 
잘 모르구요. 그냥 경치가 좋아서 가끔 들리는 곳입니다.

그럼 잠시 선바우에 얽힌
옛날 이바구 하나 하것습니다. 때는1800년대 후반입니다. 

조선에 들어온 천주교가 
많은 박해를 받고난 후, 성주본당의 외국 신부님이 증산면 황점과 서무터 신자들에게 영성체를 행하여 주시기 위해 이곳을 지나갔답니다.
신부님이 갑자기 무슨 마음에선지 
나귀를 세운 후, 안장에 앉은 채로  돌팔매질을 했는데 작은 돌멩이가 선바위를 넘어 갔다는 전설같은 얘기가 있었지요.

저도 그 얘기를 20대 초반에 
듣고는 한번 시도를 해봤네요. 
택도 없더만요. 엄청 높더라구요.

물론 지금은 
"자연보호" "문화유산" 
이런 정신들이 투철하기 때문에 절대로 돌팔매질은 안합니다.
만약에 했다가는 잡혀 가겠지요.

농장 근처라
며칠 전에도 지나갔습니다.
다시 보니 어찌나 멋스럽든지요
잠시 서서 멍하니 봤구만요

서있는 방구(立岩)를
한참 동안 바라보고 있자니 
오래전에 돌아가신 법정스님 생각이 나데요.
그 분의 대표적인 저서가 "서 있는 사람들"이라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네요.

책의 내용이야 세월이 
많이 흘러서 가물가물합니다만, 
어딘지 모르게 그윽한 향기가 나는 책이었다고나 할까요.

예나 지금이나
가치관이 혼란스럽고
너무 각박해져 가는 세상에서
앉아 있지를 못하고 
서 있을 수 밖에 없는 선각자는 
늘 있기 마련입니다만, 
그 분의 글을 읽고 있노라면 선각자의 비애가 느껴지지요.  
그리고 세상살이에 초연하고 싶지만 그럴수가 없는 성직자의 고뇌가 보이기도 했구요.

저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합니다.
"선바위"가 늘 서 있듯이 
우리 김천에도 정신이 깨어있는 법정스님같은 "서 있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 졌으면 하는....
참으로 영양가도 없는 소리를
지껄여봅니다.

편집부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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