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시립 율곡도서관에 며칠째 '출근 중'(?)이다. 글 쓸 게 있어서다. 글은 아무 데서나 쓸 수 있다. 하지만 좋은 글 생산은 분위가 아주 중요하다. 나의 경우는 그렇다.

시립 율곡도서관은 개관한지 반년쯤 되지 않나 싶다. 올 때마다 포근한 공간이란 느낌을 받는다. 포근하다는 것은 마음이 평온하고 안정된다는 말과 같다.

일례로 도서관 1층 화장실에 가면 벽 타일에 "틀려도 괜찮아 다시 하면 돼"라는 글귀가 박혀 있다. "틀리면 안 돼, 기회는 다시 오지 않아"라는 레토릭(rhetoric)이 진리인 양 청소년들을 포박하고 있는 세태다.

이런 세태에 전자의 문장은 얼마나 포근한가, 또 여유가 있어 보이는가. 그 옆의 타일 글귀는 더 도발적이다. "괜찮아 넌 할 수 있어"라는 글자를 거꾸로 배치하고 있다.

세상을 거스려 헤쳐나가라는 강력한 당부가 보인다. 그래, 다 그렇다 해도 아니다라고 할 수 있는 용기, 이런 청소년이라면 역사에 작은 돌 하나쯤 놓을 수 있지 않을까?

시립 율곡도서관이 청소년 나아가 시민 모두가 찾는 요람, 문화 복합 공간이 되기를 바라고 응원한다.

취재부  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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