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룽나무

어제는 하루 종일 비가 내리더니 
뜻밖에도 밤에는 보름달이 둥그렇게 떴습니다.

너무 반가워 외등을 켜고 마당에 내려서니
바람결에 실려오는 향기가 코끝을 자극했습니다.

귀룽나무에 꽃숭어리가 주렁주렁 달렸거든요.
게다가 분꽃나무 향기까지 더했으니 
더할 수 없이 행복했습니다.

높은 산 골짜기에서 자라는 귀룽나무는
이른 봄에 가장 먼저 잎을 내는 나무입니다.
4월이면 아까시꽃 같은 길다란 꽃이
묵은 가지 끝에 길다랗게 달려 향기를 내뿜습니다.

귀룽나무에 꽃이 피면
나무 전체가 온통 꽃으로 뒤덮이는데
바람이 불면 넘실거리는 꽃의 모습이
아홉 마리의 용이 꿈틀대는 것 같다고 해서
‘구룡나무’라는 이름이 붙었고 그 이름이 변하여
‘귀룽나무’가 되었다고 합니다.

구미 금오산 성안마을에 가면
정말 잘 생긴 귀룽나무가 자라고 있습니다. 
꽃이 주렁주렁 달린 그 커다란 귀룽나무를 보면 
누구나 첫눈에 반하고 말 겁니다.

귀룽나무는 생장속도가 무척 빠른 나무입니다.
지금까지 우리집 상징수는 아그배나무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머잖아 귀룽나무가 
그 자리를 뺏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정윤영  gcilbonews@daum.net

정윤영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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