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뒤의 봄비라고 좋아들 했다. 특히 농군들의 마음을 촉촉히 적셔주는 비이다. 으라차차 기쁨의 소리가 저절로 터져 나왔다. 그러나 취재를 가는 발걸음은 맑지만은 않았다. 오늘은 상주도서관 방문 계획을 잡은 날이다.

상주도서관은 경상북도교육청 소속이다. 가다 오다 보는 상주도서관은 이용자들로 북적이는 것 같았다. 주차장이 늘 만차였으며 도서관 주관 행사를 알리는 여러 개의 현수막이 펄럭였다. 역할을 잘 하고 있다는 뜻이다.

총무과를 통해 도서관 2층 관장실로 갔다. 도서관 운영과 이용자 편의를 위해 연구에 연구를 이어가는 이철연 관장이다. 이곳 상주도서관에 온 지 1년이 채 안 된다고 했다. 대화 중 그의 도서관 사랑을 읽을 수 있었다.

지금 우리의 상황에서 도서관 종사자들은 사명감을 갖고 일하는 사람들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정말이다. 정신문화 계도를 위해 불철주야 애쓰는 사람들, 이들로 인해 지역의 문화지수가 한단계 제고되고 있다.

문헌정보 쪽의 질문은 아무래도 도서관의 그 분야 책임자가 적격일 테다. 문헌정보과 유명량 과장을 연결시켜 주었다. 유 과장은 손님 접대부터 빈틈이 없었다. 지나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게 대담에 응했다.

도서관 방문 때마다 장서 보유량을 물어본다. 24만 권 가까이 된다고 했다. 하루 이용하는 사람은 도서 대출자, 학습자 및 문화교실 수강자, 어린이를 합해 세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라고 했다. 기백 명이 된다는 얘기다.

성인독서회 문학기행

IT문화가 사회를 온통 지배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 도서관의 나아갈 방향을 물어보았다. 그런 트렌드를 무시할 수 없어서 문화 복합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반영하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순리이다.

하지만 책의 고유 기능은 줄어들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라디오가 처음 출현할 때도 그랬고, TV가 세상에 나올 때도 '책의 위기' 설이 제기되었지만 순전히 설로 끝난 것을 유 과장은 적절하게 예증했다.

PC와 스마트폰이 1인 1대 소지의 단계까지 치닫고 있지만 처음 우려했던 것처럼 책의 순수한 기능이 급격히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진단하는 것이다. 하지만 IT로 인해 출판문화가 위축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진행되고 있는 여러 가지 강좌 중 상주도서관이 자랑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물었다. 책담학교(문해교육)을 꼽았다. 7년 정도 이어지고 있는 문해교육은 연로하신 분들에게 사고의 폭을 넓혀주는 역할을 한다.

책담학교(문해교실) 졸업식

한글을 깨우치고 편지와 시를 쓰고 시화전까지 개최하는 등 문화를 맘껏 향유하는 어른들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깨우침을 줘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받을 때엔 도서관 종사자로서 자긍심까지 느끼게 된다.

다른 지역 도서관도 대부분 운영하고 있는 것이 도서택배 서비스이다. 상주도서관은 대상을 크게 확장했다. 지혜로운 예비맘, 시골생활자(면 지역 거주자), 면 지역 근무 공무원 등에게는 무료로 책을 배달까지 한다.

직원도 적지 않다. 관장을 비롯해 정규 직원만 28명이다. 이들이 마음을 모아 상주 지역 주민들을 섬기고 있다. 도서관은 지하1층 지상 3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지하는 수장고 및 창고로 사용하고 있다.

1층은 일반자료실, 어린이 자료실, 북카페가 자리하고 있다. 2층은 참고ᆞ정기간행물실, 디지털 자료실, 관장실ㆍ총무과ㆍ문헌정보과와 네 개의 강의실이 위치하고 있다. 3층은 제1ㆍ제2 열람실, 대강의실, 시청각실, 소회의실, 휴게실 등으로 이용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찾아가는 독서교실

지역의 작은 도서관들과 연계해서 시너지 효과를 도모하는 등 중앙 센터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도서관은 지역 문화수준의 바로미터다. 상주시를 방문할 때마다 선비의 정신이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취재부  daum.net

취재부  daum.net

<저작권자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