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생뚱맞은 장면이 연출되었다. 국힘당 소속 경북도의원들이 만장일치로 자당 대표 후보 김기현 의원을 지지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당장 든 느낌은 지방 정치가 순수성을 잃고 중앙 정치의 못된 것을 흉내내는 것 같았다는 것이다. 경북도의회를 숫적으로 장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국힘당 경북도의원 55명 전원이 김기현 후보를 지지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마치 지난 세기 보스를 따라 움직이던 구태 정치를 닮아가는 것 같아 씁쓸하다. 김영삼·김대중·김종필 세 보스의 정치적 파워는 대단했다. 이들에게 찍혀 정치생명이 끝난 정치인도 더러 있었다.

국민의힘 소속 경북도의원들이 1일 경북도의회 청사 앞에서 김기현 당 대표 후보 지지 선언을 하며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사진=대구일보).

대선 후보를 선출할 때 유력 주자들이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자기 앞에 줄 세우는 것도 보스 정치의 유산이다. 개별적으로 누굴 지지하든 그것은 정치적 자유에 속하는 것이어서 왈가왈부할 게 아니다.

다만 국힘당 소속 도의원 전원이 집단적으로 한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 민주주의 발전에 부합하는 행동일까의 문제가 대두된다.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올시다이다. 이런 행동은 정치 발전은 커녕 구태를 닮아가는 것이어서 정치 후퇴의 범주에 속하는 것이다.

도의원들은 도민을 대표한다. 도민을 대표하는 사람들인 만큼 정치적 행보에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도민들은 같은 생각을 갖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집합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또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될 것은 그들이 지지하기로 한 김기현 후보가 과연 경북도의회 국힘당 의원 전원이 지지할 만큼 완벽한 정치인이냐 하는 점도 따져 보아야 한다. 아니라고 보는 사람이 많다.

당장 울산의 땅 문제로 1,800배 폭등 640억원의 이득을 챙겼다는 공격을 상대 후보들로부터 받고 있다. 야당에서는 TF까지 구성해서 끝까지 파헤칠 것이라고 한다. 단순한 어름장이 아닌 것 같다.

김기현 후보도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이렇다 할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김 후보는 법적 조치 운운하며 불을 끄려하지만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것 같다.

상대 후보들은 사퇴하라며 이런 김기현 당대표로 내년 총선을 치를 경우 필패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런 정황에서 경북도의회 국힘당 의원 전원이 김기현에게 올인하는 것은 위험하기 짝이 없다.

우리나라 정치 발전, 특히 지역 정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뿐 아니라 도의원 개개인들에게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중앙 정치의 폐해를 답습하는 꼴이라는 말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취재부  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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